동성커플 ‘웨딩케이크 전쟁‘…대법원도 양분

5년 논란 사건 심리 시작
[LA중앙일보] 12.05.17 23:30
동성커플 결혼케이크 제작을 거부한 빵집 주인 잭 필립스를 지지하며 버지니아주에서 달려온 메리 토레스 모녀가 5일 심리가 열린 대법원 청사 앞에서 밀가루 반죽을 미는 롤링 핀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캘리포니아 버클리 출신의 리디아 메이시와 미라 고트립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케이크 문제가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해주는 위험한 판결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방대법원이 5일 지난 5년간 보수 진보 진영이 첨예한 대립을 벌여온 동성커플의 웨딩케이크 제작을 거부했다 차별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콜로라도주 빵집 주인 사건 심리를 시작했다.

대법원 심리에 앞서 지난 9월 법무부가 빵집 주인 잭 필립스의 종교적 자유를 지지하는 변론취지서를 대법원에 보냈고 공화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이 각기 지지 서한에 서명하는 등 이번 사건은 동성결혼 찬반 양측을 대표하는 최대 사건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수정헌법 1조에 보장된 종교와 표현의 자유인가 아니면 성적 취향에 따라 고용과 기회 제공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차별금지법 위반인가를 놓고 찬반이 갈렸는데 이날 심리에서 대법관들도 견해가 반으로 갈렸다.

엘리나 케이건 등 진보적 대법관들은 웨딩케이크 제작 거부를 표현의 자유로 편들어준다면 헤어디자이너 메이크업 꽃집 사진 등 다른 비즈니스들도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은 빵집 주인 사건을 심리하는데 왜 헤어디자이너를 고려해야 하느냐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현재 대법원이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보수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보수 성향이면서 때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은 주정부가 빵집 주인 필립스의 종교 자유를 존중하지 않고 과도한 벌금을 내린 것은 지나치다며 필립스에게 동정을 보이면서도 웨딩케이크 거부는 게이 커뮤니티에 모욕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심리에는 필립스와 그의 변호인 측 웨딩케이크를 주문했다 거절당한 동성커플 찰리 크레이크와 데이비드 멀린스 그리고 커플을 대변한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변호사들이 참석해 열띤 법적 공방을 벌였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