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사장 해임…노조, 15일 파업중단(종합2보)

대주주 방문진 해임안 의결 이어 주총서 확정
파업 71일만 정상화 수순…김장겸 "MBC 독립 못 치켜 송구"
[연합뉴스] 11.13.17 01:27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이 71일째 이어진 MBC의 김장겸 사장이 13일 끝내 해임됐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열린 제8차 임시이사회에서 이완기 이사장과 김경환, 김광동, 이진순, 유기철, 최강욱 등 이사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5명, 기권 1명으로 김 사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2일 불신임안이 가결된 고영주 전 이사장과 이인철, 권혁철 이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방문진은 해임안과 관련해 직접 소명을 들어야 한다며 김 사장에게 이사회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방문진의 김경환, 유기철, 이완기, 이진순, 최강욱 등 여권 추천 이사 5명은 지난 1일 ▲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훼손 ▲ 부당전보·징계 등 부당노동행위 실행 ▲ 파업 장기화 과정에서 조직 관리 능력 상실 등 7가지 사유를 들어 김 사장 해임안을 제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야권 추천 김광동 이사는 "해임 결의안에 나와있는 내용의 대부분이 김 사장 선임 이전에 일어난 일이며 서류상의 소명으로는 불충분하다"며 해임안 처리에 반발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김 사장에게 여러 차례 출석 요청을 했고 일부 이사들이 불참했으나 더 이상 처리를 미룰 수 없다"며 표결을 진행했다.

김 사장의 해임은 이날 저녁 열린 MBC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MBC의 주주는 지분 70%를 보유한 방문진과 30%를 보유한 정수장학회다.

이날 주총에는 이 이사장과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참석해 방문진 이사회에서 결의된 김 사장 해임을 최종 결의했다.

방문진은 김 사장 해임안 통과 직후 MBC에 주총 소집 요청서를 보냈으나 MBC는 오는 28일 주총을 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문진은 "주주 전원이 참석한 주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진행된 결의는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날 바로 주총을 소집해 김 사장의 해임을 최종 의결했다.

김 사장은 방문진의 해임안 의결 직후 입장 자료를 내고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이 정말 집요하고 악착스럽다는 점을 뼈저리게 실감한다"며 "권력으로부터 MBC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 해임으로 MBC는 당분간 백종문 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신 수행할 예정이다.

방문진은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공영방송 장악 논란과 부당노동행위 혐의 등으로 백 부사장을 조사 중인 점을 고려해 MBC에 공문을 보내 "인사 등 사내 중요한 조치는 유보하고 최소한의 기본 업무만 수행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지난 9월 4일부터 71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는 김 사장 해임을 환영하며 이르면 15일 파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MBC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김 사장의 해임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회복을 염원하는 촛불의 명령"이라며 "국민과 시청자들이 열어 준 공영방송 복원의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려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방문진이 MBC 사장을 해임한 것은 1998년 방문진 설립 이후 두번째다.

방문진은 지난 2013년 방문진 임원 선임권 침해 등의 이유로 당시 김재철 MBC 사장을 해임한 바 있다.

방문진은 오는 16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차기 사장 선임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sujin5@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