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거푸 고배 마시던 임은정 검사, 결국 승진

[조인스] 08.11.17 10:29
"우병우만 도려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검찰 고위직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소신 발언을 했던 의정부지방검찰청 임은정 검사(43·사법연수원 30기)가 승진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10일 임 검사는 서울북부지검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임 검사는 지난 인사에서 2~3차례에 걸쳐 승진이 배제된 바 있다.

임 검사는 검찰 내부에서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비판하다 "항명"이라는 말까지 들을 만큼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인물이다. 올해 4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임 검사는 "우병우 구속영장이 또 기각됐다는 뉴스를 자정 무렵 접했다. 우병우의 공범인 우리가 우리의 치부를 가린 채 우병우만을 도려낼 수 있을까"라며 "부실 수사를 초래한 검찰의 직무유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의혹, 수사 대상은 전·현직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 등 검사장급 이상의 고위직이다"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과거 故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 사건을 맡아 무죄를 구형했다가 징계 처분을 받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소속이던 지난 2012년 당시 임 검사 직속상관은 해당 사건에 대해 재판부 판단에 맡기는 '백지구형'을 지시했다. 하지만 임 검사는 이에 반기를 들고 무죄를 구형했다.

이에 법무부는 직무상 의무 위반과 품위 손상을 들며 임 검사에게 징계를 내렸고, 임 검사 역시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해당 사건은 3년이 다 되도록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임 검사가 처음 유명해진 것은 2007년 광주 인화학교 사건(도가니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으면서다. 임 검사는 해당 사건을 맡으며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글을 올려 주목받으면서 '도가니 검사'로 알려졌다. 올해 1월 개봉한 영화 '더 킹'에서 안희연 검사 역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