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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스퀘어 '군함도' 홍보영상 인물, 조선인 아닌 일본인

일본 극우 "가짜뉴스" 주장 빌미
영상물 제작 주도한 서경덕 교수
"철저히 검증 못해…수정할 것"
전문가 "강제동원 증거 아직 많다"

지난 3일부터 일주일 간 뉴욕 타임스스퀘어 옥외 전광판을 통해 상영된 '군함도(정식명 하시마)의 진실'이란 15초짜리 홍보영상에서 일부 사진이 잘못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극우 세력이 국제사회에서 강제징용 자체를 부정하기 위한 근거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일본에선 한국 측이 '인상 조작'을 통해 '페이크 뉴스(가짜 뉴스)'를 양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사진은 탄광 안에서 옆으로 누워 탄을 캐는 광부를 촬영한 것이다. 영상물에선 '군함도의 진짜 이름은 지옥섬'이란 내용 앞에 "120명이 사망했다"는 문구와 함께 배치됐다.

그런데 사진 속 인물은 강제징용된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파악됐다. 촬영 장소도 군함도 해저 탄광이 아니다.

영상물 제작과 홍보를 주도했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본지 취재 과정에서 "철저하게 검증을 못해 본의 아니게 실수했다"고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앞서 산케이신문은 해당 사진과 관련해 "하시마가 아닌 후쿠오카현 지쿠호 탄광에서 찍은 것이고, 시기도 메이지시대(1868~1912년) 중기로 조선인 징용과 거리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근거로 사진이 게재된 '눈으로 보는 지쿠호 100년'이란 향토 사진자료집을 제시했다.

이 사진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90년대 초반으로 보인다. 일본 교토에 있는 조계종 재일본총본산 고려사에서 1990년 펴낸 국문 사진자료집 '강제징용 조선 사람은 이렇게 잡혀갔다'에 사진이 실린 이후 줄곧 인용돼왔다.

서 교수 역시 이 사진자료집을 재인용한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란 책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책의 해당 사진 설명에는 '하시마' '조선인' 등과 관련한 언급이 없다. 다만 "갱 안에서 누워서 탄을 캐는 모습"이라고만 설명돼있다. 출처인 고려사 사진자료집의 해당 면을 확인한 결과 사진 속 인물이나 장소에 대한 설명 없이 "탄 캐는 작업은 15분만 해도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는 등 상황만 짧게 묘사돼 있었다.

서 교수는 "군함도와 관련한 방송과 기사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이 사진 속 인물이 일본인 광부라는 것을 나도 이번에 알았다"면서 "더 철저하게 검증을 못한 나의 큰 실수"라고 말했다.

영상물에 사용된 또 다른 사진을 두고도 논란이다.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10여 명의 남성을 촬영한 사진이다. 이 사진 역시 고려사가 발간한 사진자료집에 실려 있다.

산케이는 "일본 홋카이도 지역지인 아사히카와신문 1926년 9월 9일자에 게재된 사진으로 원문 기사는 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학대치사 사건을 다루고 있다"면서 "조선반도 출신자라는 기술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 교수는 이에 대해선 "나가사키평화자료관 측으로부터 조선인 노동자가 분명하다는 설명을 들었다"면서 "다시 한번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자료를 사용할 경우 본래 취지와 달리 일본 극우 세력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본 우익은 이런 사례를 활용해 한국 측 주장이 민족 감정을 기반으로 날조한 것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일제에 의한 강제동원 자료사진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 생존자의 증언과 문헌자료 등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극우 세력인 일본의 넷우익 사이에선 관련 내용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산케이는 최근 칼럼을 통해 "(한국 측이) 세계에 흩뿌리고 있는 '가짜 뉴스'에는 계속 반론하겠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타임스스퀘어 광고는 이미 내려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해당 사진을 빼고 다시 편집해 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m.sangj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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