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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님…저 돈 좀 빌려주세요"

한인교계 돈 거래 피해 주의
종교 이용한 투자 사기 많아
관련 사기 피해 연 6억 달러

#."김 집사, 내 사정 알지? 혹시 돈 좀 빌려줄 수 있어요?" 김동선(가명) 집사는 난감했다. 같은 교회를 다니며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유 집사로부터 "3000달러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아서다. 외면하자니 평소 구역 모임을 통해 유 집사의 딱한 사정을 잘 알고 있고, 빌려주자니 3000달러는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 얼마전 N교회는 '먹튀' 논란으로 잡음이 일었다. 평소 교회 봉사도 열심히 하고 인성 좋기로 소문난 A씨가 교인들에게 돈을 빌린 뒤 어느날 갑자기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2만 달러를 빌려준 한 교인은 "개인사업을 하던 A씨는 다시 자금이 돌면 이자까지 쳐서 갚겠다고 했다"며 "워낙 교회에서 이미지가 좋아 신뢰가 있었고 현금을 묵혀두느니 이자라도 받자는 생각에 빌려줬는 데, 나 외에도 몇몇 교인들이 피해를 당했다"고 하소연 했다.

한인 교계에서 '돈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시애틀 지역 40대 한인 부부(그레이스 ·로렌스 홍)가 헤지 펀드 회사를 세운 뒤 한인 교회를 돌며 수백만 달러의 사기극을 벌인 혐의로 체포 <본지 6월6일자 a-4면> 되면서 종교를 이용한 사기 행각과 교회 내 금전 거래 등의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교회내 금전 거래 논란은 소소한 금액부터 거액의 피해까지 다양하다.



우선 '융자 사기' 논란이 한인교회를 시끄럽게 했다. 한인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라팔마 지역 한 교회에서 한인 목회자가 교인들을 대상으로 "낮은 이자율로 융자를 받아주겠다"며 교인들의 소셜번호를 이용, 융자금을 몰래 가로채 다수의 한인 교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피해 교인들은 "내 크레딧으로 융자를 받은 줄 몰랐다. 목사가 다른 주소를 사용해서 융자를 받기 때문에 관련 메일조차 받지 못했다"며 "피해 교인 중에는 불법체류자도 있고 가짜 소셜번호까지 발급받은 경우도 있어 고스란히 피해만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교인간의 소소한 돈 거래도 문제다.

LA지역 한 교회 담임목사는 "돈 문제 때문에 워낙 잡음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교인 간의 금전 거래는 금지하는 편"이라며 "가끔 목사인 나에게도 찾아와서 어려움을 토로하며 돈을 빌려달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난처하다"고 말했다.

특히 교회, 성당 등을 통한 투자 및 돈 거래는 종교 단체 특성상 교인간의 신뢰나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피해를 당할 확률이 높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교회 정서상 누가 '도와달라'는 요청을 외면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 인간에게는 물질에 대한 욕심이 존재하기 때문에 종교를 기복적인 도구로 이용할 경우 교회내 각종 돈 관련 사기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사기 행각을 '어피너티 프러드(affinity fraud·친밀한 관계를 이용한 사기)라고 일컫는다.

제니 김 변호사는 "'어피너티 프러드는 주로 이민 커뮤니티, 종교 단체, 동창회 등 특정한 관계로 묶인 공동체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신뢰와 믿음을 이용한 사기 행각"이라며 "특히 교회 같은 종교적 공동체에서 이러한 종류의 사기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데 계모임 사기부터 투자사기, 영주권 장사 등 그 형태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증권관리자협회(NASA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종교를 통한 사기 피해액은 연평균 6억 달러에 이른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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