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골 부부의 아름다운 동행…두 달에 한 번꼴로 여행 떠나

리틀락 거주 박래웅씨 부부…
10년전 부터 트레킹 맛들여
집은 재충전위한 휴식공간

"젊었을 때 못해본 것을 시도해보자는 마음으로 2008년부터 백패킹(backpacking: 캠핑에 필요한 장비를 배낭에 메고 1박 이상의 여행을 떠나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자동차로 가는 캠핑여행이 아닌 트레킹이죠. 그랜드캐년은 4번, 요세미티부터 마운틴 휘트니까지는 6번을 다녀왔습니다. 직접 두 발로 돌아보면 미국의 산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습니다."

리틀락 산자락에 거주하는 박래웅(72).수경씨 부부는 다음달 10일, 8월 16일에도 빅파인으로 하이킹을 갈 계획이다. 이들 부부는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은 꼭 떠난다. 여행이 곧 휴식이고 즐거움이다. 닷지 스프린터를 RV로 개조하여 미 전국 안가본 곳이 없다. 알래스카, 대륙횡단 등 10만 마일을 넘게 여행했다.

"삶이란 잠깐 머물다 가는 것. 빚으로 구입한 좋은 집, 좋은 차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미국인 트레커의 절반이 여자입니다. 미루지 말고 오늘 떠나세요. 대자연의 절경을 직접 느껴보세요. 눈으로 본 것이 진짜 내 것입니다." 여자가 35파운드 배낭을 메고 산길을 넘어야 하는 트레킹에 힘들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내비치자 수경씨는 즉석에서 해답을 제시했다.

여행 경비를 어떻게 충당하는지 궁금했다.



"돈도 별로 안들어요. 2013년도에 두 달반 동안 캐나다를 거쳐 대륙횡단 여행을 다녀왔는데 6500달러 들었습니다. 돈이 많아서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최소경비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뜻이죠. 개스비와 맥도널드에서 커피 마실 정도의 비용만 있으면 어디나 갈 수 있습니다. 떠나면 다 해결됩니다." 여행담을 이야기할 때는 남편보다 아내 수경씨가 더 주도적이다.

"목적지를 제일 빨리 가는 방법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동행하는 것이 비행기보다 빠르다는 뜻입니다. 부부가 함께 걸으면 힘든 줄 모릅니다. 내년 4월에는 560마일 거리의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그들은 대자연의 속살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생각으로 들떠있다. 먼 거리를 함께 걸어온 부부는 호흡이 척척 맞는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집에서는 미루어 두었던 일을 처리하고 텃밭 가꾸는데 바쁘다. 들쥐와의 전쟁이다. 남편은 스왑밋에서 구입한 솔라를 이용하여 외등과 펌프를 해결하고 아내는 보리싹을 키워낸다. 그들에게 집은 놀이터이자 다음 여행을 떠나기 위한 휴식처다. 특히 보리싹은 건강을 지키는 노하우다. 집에 있을 때는 아침에 사과, 당근 등을 함께 넣고 갈아서 주스로 마시고, 여행 때는 차에 싣고 다니면서 크는 대로 잘라먹는다. 이동식 텃밭인 셈이다.

"노후대책이요? 더 늙으면 그동안 여행다니면서 찍어놓은 비디오(사진으로 만든)를 보면서 소일할 겁니다." 부부가 여행 다녀와서 만든 비디오가 100개가 넘는다.

"젊었을 때는 멀리가고 나이들면 가까이 다녀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동안 멀리 다녔으니 이제는 가까운 곳으로 하이킹을 갈 계획입니다."

추천할만한 트레킹 코스를 묻자 부부는 210마일을 걷는 세계 3대 명소로 꼽히는 존뮤어 트레일(John Muir Trail)을 추천했다. 요세미티부터 킹스캐년을 거쳐 마운틴 휘트니까지 트레킹하는 코스다.

부부는 자신들의 트레킹 재미에 옮아서 트레킹을 시작한 친구가 3명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여행 사진 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트레킹 하고픈 마음이 절로 든다. 트레킹을 권하는 바이러스성 멘트 한마디는 촌철살인이다. "한 살이라도 더 젊어서 노세요."

이재호 객원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