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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허당 축구' 월드컵 직행 가물가물

카타르전 2-3 패 … 3연속 원정 참사
리더십·전술·용병술 총체적 부실
모래알 선수들도 간절함 안 보여
8월 이란전 못 이기면 조 2위 위태

믿음에 대한 대가는 참혹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 3연승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겠다"며 국민에게 읍소했던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또 한 번의 '참사'를 일으키며 고개를 떨궜다. 패배 자체보다는 리더십과 전술의 부재가 더 뼈아팠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장을 낸 '아시아의 호랑이'는 이제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채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한국은 지난 13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홈팀 카타르에 2-3으로 졌다. 하산 알 하이도스(전반 25분)와 아크람 아피프(후반 6분)에게 먼저 두 골을 내준 뒤 기성용(28·스완지시티)과 황희찬(21·잘츠부르크)의 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30분 알 하이도스에게 추가 실점해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한국이 A매치에서 카타르에 무릎을 꿇은 건 지난 1984년 12월 아시안컵 본선(0-1패) 이후 33년 만이다.

대표팀은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도 잃었다. 손흥민은 전반 30분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넘어지면서 그라운드에 손을 잘못 짚어 오른팔 전완골(팔뚝뼈) 골절상을 당했다. 팔에 깁스한 상태로 입국한 손흥민은 곧바로 경희의료원으로 이동했다. 정밀 검진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표팀 공격진 운용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러시아로 가는 길은 한층 험난해졌다. 한국은 4승1무3패로 승점 13점에 발이 묶였다. A조 2위를 지켰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12점)과의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관건은 조 2위 사수 여부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10팀이 A조와 B조로 나뉘어 경쟁 중이다. 각 조 1·2위는 본선에 자동 진출한다. 3위 두 팀은 홈 & 어웨이 맞대결을 벌여 한 팀을 가린 뒤 다시 북중미카리브해 최종예선 4위 팀과의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B조에서는 일본(승점17점)·사우디아라비아·호주(이상 승점 16점)가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겨뒀다. 오는 8월 31일 A조 선두 이란(20점)과 홈에서 9차전을 치른 뒤 9월 5일 우즈베크와 원정 10차전을 벌인다. 조 2위 싸움의 분수령은 이란전이다. 이란은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지었지만 한국전에서 힘을 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아시아 대륙 1위(이란·30위)와 2위(한국·43위)의 맞대결이라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이란이 최근 한국전에서 4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양팀의 감정도 좋지 않다. 만약 한국이 안방에서 이란에게 비기거나 질 경우엔 조 2위가 위태롭다. 뒤이어 우즈베크와의 10차전은 원정경기다. 한국은 앞선 최종예선 원정 4경기에서 1무3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테헤란 참사'(이란전 0-1패, 유효슈팅 0개)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창사 참사'(중국전 0-1패)에 이어 '도하 참사'까지 3경기 내내 졸전을 펼쳤다. 전술과 리더십이 없다는 비난을 받는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이 유력하다.

15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리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한국 축구와 슈틸리케 감독의 결별을 알리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미 축구계 안팎에서 경질 요구가 거세다. 슈틸리케 감독이 패배의 책임을 선수들에게 전가하는 듯한 발언으로 리더십을 잃은 데다 단조로운 전술과 선수 기용 방식이 한계를 드러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감독의 전술적 역량을 확인하는 주요 기준이 수비 조직력인데 한국은 최종예선 A조 5개국 중 최다 실점(10골)을 기록 중"이라면서 "현재의 경기력으로 이란과의 9차전 승리를 기대하긴 어렵다. 지금이라도 감독을 바꿔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4 미국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이끈 김호(73) 용인축구센터 총감독은 "과거 대표팀 선수들은 국민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모든 걸 걸고 뛰었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에게선 그런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대표팀 내부에 결속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면 과감히 쳐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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