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저금리로 경제 살릴 것…옐런이 옳았다

11월 실업률 9년 만에 최저치
'고압 경제' 카드 효과인 듯
성장률 호조, 14일 인상 확실
내년엔 금리 천천히 올릴 듯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옳았다. 옐런은 "미국 경제는 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고 했다. 당시 실업률은 4.9%. 완전고용 상태로 간주됐다. 성장도 괜찮게 이뤄지고 있었다. 나중에 발표된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3.2%(연율 대비)로 나타났다. 고용과 성장이 모두 호조였던 셈이다. 그로부터 두 달, 11월 실업률은 4.6%까지 떨어졌다. 2007년 8월 이후 9년여만의 최저치다. 신규 일자리는 17만8000개가 더 생겨났다.

돌이켜 보면 9월만 해도 옐런이 무리수를 둔다고 보는 이가 제법 있었다. 당시 FOMC에선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장 등 3명이 옐런의 금리동결론에 반기를 들었다. 옐런은 한 달 뒤 보스턴 토론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이른바 '고압 경제(high-pressure economy)'카드를 꺼냈다. 경제가 대형 위기에서 회복하는 상황에서는 저금리를 보다 오래 유지해도 인플레를 자극하지 않고 미국 경제의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실제 인플레는 아직 Fed 목표치인 2%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옐런은 7년 제로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금리를 올리며 "앞으로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들을 흡수하려면 매달 1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추가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올 들어 신규 일자리는 월 평균 18만 개씩 생겨났다. 인플레 실체가 만져질 때까지 금리 인상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옐런의 고집이 승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로써 Fed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조건은 모두 충족됐다. 월스트리트에서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투자은행(IB)은 아무 곳도 없다.



관심은 내년 금리 항로다. 열쇠는 두 인물이 쥐고 있다. 1월 하순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와 Fed의 사령관 옐런이다. 이번 고용지표가 몇 가지 힌트를 준다. 고압 경제에 대한 옐런의 주장이 들어맞았다는 사실은 그의 경제정책 리더십을 한층 공고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반면 트럼프의 시각은 상당부분 시대착오적임이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는 제조 공장 일자리에 집착하지만, 더 이상 제조업은 미국 일자리의 중추가 아니다. 지난 1년간 제조업 일자리는 5만4000개 줄었다. 요즘 일자리는 서비스업에서 만들어진다. 컴퓨터 시스템 설계 등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는 57만 개, 의료 분야는 40만 개 늘었다. 레스토랑 일자리도 약 50만 개 증가했다.

경기 지표는 확실히 트럼프보다 옐런 쪽이다. 일자리 확대를 공약해온 트럼프로선 굳이 옐런과의 정면 충돌을 선택할 명분이 많지 않다. 금리를 가급적 천천히 올리며 저금리 기조를 오래 끌고 가겠다는 옐런의 구상이 관철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길어질수록 경제에 버블이 생겨날 위험성도 커지는 것은 문제다. 알리안츠 SE의 수석 경제 고문인 모하마드 엘 에리안은 블룸버그 TV에 "이번 고용지표는 Fed가 향후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생각을 바꾸도록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옐런은 오는 14일 올해 마지막 FOMC 후 기자회견을 갖는다. 고압 경제에 대한 그의 입장이 여전한지가 관전 포인트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