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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예배만? "NO, 지역사회와 함께"

교회 건물 용도 변경 급증
다른 곳에 팔리거나 재개발
종교 용도로 건축하기보다
다목적 활용 방안 고심해

지역주민 위한 시설 개방도
공연, 결혼식 등으로도 활용


교회 건물을 종교적 용도로만 사용하던 시대가 지나고 있다. 종교 시설로서의 건축뿐만이 아닌, 다목적 문화공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건물을 짓고 있어서다. 2000년대 들어 은혜한인교회, 베델한인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 등 미주 한인 교계에서는 예배당 및 교육 센터 등 건축 붐이 일었다. 최근 새생명비전교회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교육관 착공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교회 건물들은 이제 지역 사회를 위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교회가 문을 열면서 커뮤니티도 활짝 웃고 있다.

최근 미국 교계에서는 '교회 건물'이 화두다. 교회 건물이 속속 용도 변경이 되고 있다.

한인 2세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예전처럼 화려했던 기독교의 부흥기는 지났다. 교세가 줄고 헌금이 감소하다 보니 건물 유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교회가 많아졌다"며 "애초 교회를 종교적 용도로만 짓다 보니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워서 아예 교회 건물이 팔려서 재개발되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세인트패트릭교회, 프란세스카브리니교회, 리디머교회, 쇼스크립트교회, 그리스도루터교회, 메르디안힐침례교회 등 미국 주요 교회 건물들이 부동산 개발회사에 매각돼 아파트, 콘도 타운하우스 등으로 재개발되고 있다.

이런 교회들의 공통점은 오래전에 지어진 교회라는 점이다. 전적으로 교회 용도로만 지어졌기 때문에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교인이 줄어들자 더 이상 종교적 용도로만 건물을 사용하는 게 무의미해졌다는 게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교회 건축의 다목적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2000년대 들어 높아졌다. 기존의 건축 방식으로는 교회가 커뮤니티와 어울리는 게 쉽지 않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김병학 목사(주님의교회)는 "(교회 건물은) 공간활용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특히 이민교회는 다인종 사회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이를 위한 방안을 앞으로 더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교회들의 건축 추세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설교만을 위한 강단의 용도가 음악회, 오페라, 발레, 뮤지컬 등 다양한 행사 등이 가능하도록 무대 형식으로 꾸며지고 있다.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는 "교회만을 위한 건물보다는 커뮤니티를 섬길 수 있는 장소가 되길 원했다"며 "우리 교회는 부활절 뮤지컬 공연, 기독영화제, 장애인 행사, 칼리지 페어 등 다양한 용도로 건물을 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교회 체육관을 개방하는 교회가 많다. 남가주사랑의교회, 나성남포교회, 은혜한인교회 등 대다수의 교회 체육관은 농구, 탁구, 배드민턴 등 스케줄에 따라 주민들의 운동 장소로 사용된다.

유정석(45.애너하임)씨는 "매주 동네 교회 체육관을 찾아 배드민턴을 친지 2년 정도 된다"며 "교회 직원들도 친절하고 운동할 때는 에어컨도 틀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전했다.

성스러운 느낌의 교회 건물은 결혼식장으로도 자주 쓰인다. 특히 한국과 달리 전문 예식장이 많지 않은 미주지역의 경우 교회는 결혼식에 적합한 장소로 여겨진다.

한인교회에서 결혼식을 했던 이현지(33)씨는 "호텔이나 골프장 등은 대관 비용이 비싸고 장식을 꾸밀 때 제약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며 "하지만, 한인교회는 결혼식이 워낙 많다 보니 자체적으로 웨딩 코디네이터 간사도 있고, 유명 교회는 한인들이 많이 알기 때문에 결혼식 장소 위치를 알리기도 수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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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무조건적 개방은 어렵다"
종교적 신념·교리 따라야
유지비·소송 도 해결과제


다목적으로 지어졌다고 해서 실제 비교인이 교회 건물을 사용하는 게 쉬울까.

'교회'라는 종교적 특성상 대관 규정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LA지역 한 대형교회 관계자는 "외부에서 볼 때는 교회가 개방을 쉽게 안 한다고 비난할 수 있지만 나름 애로사항도 많다는 것을 이해해줘야 한다"며 "기독교의 종교적 신념과 대치된다거나 너무 정치적인 모임 등은 자칫 교회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한 예로 최근 미국 내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자 이에 반대하는 교회들이 교회 정관 및 각종 규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보수적인 교회일 경우 동성애자에게 교회 건물을 결혼식장으로 대관하는 것은 교리상 어긋나기 때문이다.

건물 유지 비용에 대한 부담도 크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 행정 간사는 "사람들은 작은 방 하나 쓰는 게 '뭐가 그리 대수냐'고 하는데 사실 방 하나를 위해 에어컨을 다 켜야 하고 비싼 전기료를 감당해야 한다"며 "장애인 또는 공익을 위한 행사 때는 무료로 빌려주기도 하지만 아닐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대관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교회 건물을 빌려줬다가 소송을 당한 교회도 있었다. 풀러턴 지역 한 교회 목회자는 "예전에 체육관에서 어떤 주민이 운동을 하다가 다쳤는데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서 난감했다"며 "만약 사고라도 나면 교회가 그 책임을 떠맡을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대관을 해주기 어렵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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