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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살던 집 팔아 자식 집 사준다

은행보다 더 좋은 '뱅크 오브 맘&대드'를 아시나요?

상승하는 집값·부담되는 학자금 융자
자녀가 스스로 돈 모아 집사기 힘들어


'뱅크 오브 맘 앤드 대드'(Bank of Mon&Dad).

부모들이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의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은행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모기지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회사인 엘리매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는 87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거의 대부분인 91%가 수년 내 마이홈을 이루고 싶어한다. 그러나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들이 자력으로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연봉이 높다고 해도 학자금 융자나 다른 페이먼트를 하다 보면 집값의 20%에 해당되는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몇 년 내에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20세부터 49세 사이의 청.장년층 연령대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부모로부터 5000달러 이상의 자금 지원을 받는 사람이 7명 중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의 경우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이후 주택을 구입한 밀레니얼 세대의 3분의 1은 3.5%의 다운페이먼트만으로 융자를 얻을 수 있는 FHA론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의 다운페이먼트를 할 수 없는 젊은층들은 연방정부가 보증해주는 FHA론을 많이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LA나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는 FHA론으로 구입할 수 있는 콘도가 많지 않은 관계로 부모의 도움을 얻어 20%의 다운페이먼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LA 한인타운의 경우 FHA로부터 승인받은 콘도 단지가 몇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편이다.

사례

한인 정모씨(패서디나)는 최근 15년 동안 거주했던 단독주택을 98만 달러에 팔아서 48만달러를 남겼다.

정씨는 이 돈에서 28만 달러를 다운하고 살림을 줄이는 차원에서 55만 달러짜리 타운홈을 구입했다. 그리고 남은 돈 20만 달러를 아들한테 줘서 집을 사도록 해줬다.

정씨는 "아들이 1년 전 연봉 11만5000달러를 받고 로펌에 취직했으나 법대 재학중 받은 25여 만 달러의 학자금 융자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다운페이먼트를 도와 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들이 한 달에 1만 달러 가까이 벌지만 학자금 융자를 10년에 걸쳐 갚으려고 하니까 한 달 상환금액이 3000달러가 넘어 이 돈을 갚고 나면 1년에 1만 달러 모으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50대 한인 이모씨(라카냐다)도 얼마 전 20년간 살았던 단독주택을 175만 달러에 팔았다. 이씨는 집 판 돈에서 22만 달러를 두 달 전 결혼한 딸에게 주택 구입자금에 보태쓰라고 건네줬다.

실태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유모씨는 자녀의 주택 구입을 위해 집을 파는 부모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유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8채의 집을 팔았는데 이중 3채는 자녀의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마련해주기 위한 부모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55세가 넘는 연령대의 셀러들 중에서 본인의 살림을 줄이고 남은 돈으로 자녀의 주택 구입을 위해 집을 파는 사례들이 한인사회에서는 아주 흔히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에이전트 신모씨는 "현재 남가주 일원의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자녀가 부모 도움없이 내 집을 마련하기는 점점 힘들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집이 있는 부모들 중에서 상당수가 다운사이징을 하면서 남는 자금을 자녀에게 증여해서 집을 사도록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가격이 지난 2012년 이후부터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인벤토리 부족 현상이 지속하면서 베이비부머 세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류인 밀레니얼 세대들이 스스로 집을 마련하기는 점점 힘들어 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을 위해 부모의 여윳돈에 의지하려는 자녀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원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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