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주류 라이선스 발급 기간…업주들 속탄다
CUP 승인 후 '수행과정' 생겨
이전보다 최소 1~2개월 지체
비용도 4000달러 이상 더 들어
지난해 6가에 문을 연 한 구이집은 CUP에서 ABC라이선스까지 취득하는 시간이 예상보다 1개월 반 정도 더 걸렸다. 2015년 12월에 CUP 승인을 받았고 2016년 1월 중 ABC 라이선스 취득을 기대했으나 3월이 돼서야 주류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이다.
고기와 술은 찰떡궁합인데 술을 팔지 못하다 보니 매상에도 적잖은 손해를 봤다. 이 식당 관계자는 "'술을 파느냐 아니냐'에 따라 매출 차이가 최소 2배 이상이 난다"며 "구이집 매출에 술은 핵심요소나 다름없다. 술이 없을 때는 메뉴 1+1 전략을 써도 통하질 않더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류 라이선스 발급 지체현상은 구이집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CUP와 ABC라이선스와 관련된 일반 음식점들과 리커스토어들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이처럼 주류 라이선스 발급이 지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CUP 승인과 ABC라이선스 취득 사이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ABC의 윌 살라오 언론담당은 "CUP 승인 후 LA 시가 요구하는 새로운 절차 하나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7월, LA시는 '수행과정(effectuation process)'이라는 것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 과정은 CUP 최종 승인 후의 또 다른 과정이다. 업주 입장에서 CUP 승인을 받았다 해도 수행과정이라는 새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수행과정은 CUP의 각 조항을 업주들이 잘 지킬 수 있는지를 미리 따져본다.
수행과정은 기존 CUP는 살아있지만 ABC라이선스가 없는 업소에도 필요하다. 업주가 ABC라이선스를 신청하면 ABC 측에서 LA가 요구하는 수행과정을 통과했는 지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주류 라이선스 전문 컨설팅업체인 제네시스 컨설팅의 알렉스 우 대표는 "수행과정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4000달러 이상 더 들어가게 된다"며 "CUP 과정이 기존보다 더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ABC라이선스를 받는 것도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행과정까지 마쳤다 해도 ABC라이선스 발급 과정에서도 시간은 지체될 수 있다.
라이선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ABC 라이선스 발급은 빠르면 한달 등 케이스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2~3개월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살라오 언론담당은 "필요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서류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발급이 늦어질 수 있다"며 "조닝 문제 역시 또다시 지연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인력부족도 발급 지연 이유라는 게 라이선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가주 예산이 줄어들면서 ABC 인력도 감축된 것이다.
남가주한인식품상협회 김중칠 회장은 "ABC의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일처리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며 "딱히 해결책이 없다. 협회 차원에서는 ABC 측에 신속한 일처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회원의 편의를 돕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ABC가 바이어들이 사업체 인수에 사용하는 돈의 출처를 조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 라이선스 발급이 늦어지게 된다.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 대표는 "각종 테러 등의 위험성 때문에 돈의 출처를 꼼꼼히 조사하고 있다"며 "특히 인수대금이 해외에서 송금됐을 경우 조사가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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