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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의 주위를 둘러보니 7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동양 정신문화 VS 서양 물질문명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 결과는 충격적이다.
대국이 열리기 전, 바둑팬이라면 대략 이렇게 예상하지 않았을까? 이세돌이 여유있게 5연승을 하거나 아니면 어쩌다 실수로 한판 정도는 내줄 것으로.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벗어났다. 바둑인뿐 아니라 피와 살과 감정을 가진 인간들은 대부분 충격을 받은 듯하다.
알려진 대로 인공지능과 인간 두뇌의 대결은 이미 20여년 전 이루어진 바 있다. 1997년 IBM의 딥 블루가 소련 체스 챔피언 개리 파스브로브를 깼다.
사람들은 이후 인공지능이 언젠가는 바둑 최고수도 꺾으리라 예상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아니라고 믿고 있었을 것이다.
이는 바둑이 체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경우의 수가 많기에 진화를 거듭해온 인공지능도 아직은 바둑 고수를 당해내지 못하리라 보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간의 희망과 기대 섞인 예상이 크게 빗나갔기에 충격이 작지 않다.
이를 두고 기계 인간, 즉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리라는 공상과학이 현실화하는 단계에 접어든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일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동양 정신문화의 정수 가운데 하나(바둑)를 서양 물질문명의 첨단 과학(알파고)이 정복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인류 역사를 보면 정신문화는 물론이고 물질문명도 동양이 서양을 수천년간 앞서 왔다. 그러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계기로 서양이 물질문명에서는 동양을 월등히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반면 정신문화 면에서만은 동양에 대한 열등감 내지는 외경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부단히 계속돼왔다.
현역 기자 시절, 한국을 방문한 콜롬비아대 부총장 윌럼 드 바리 박사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충, 효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한자를 써가며 풀이했다. 이어 “14~17세기 일본의 유학 발전과 성립에 조선 유학자들의 영향이 절대적임에도 한국에서는 이 부분 연구가 되지 않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혀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역사적 사실을 미국인인 그가 지적하는 바람에 부끄러움과 찬탄을 동시에 느낀 바 있다.
드 바리 박사는 한국은 물론 동양 정신문화에 대한 연구는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서구 학자들이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인터뷰 이후 상당한 세월이 흘렀으므로 서양 학자들의 동양학 내지는 동양 정신문화에 대한 연구물은 당시보다 한층 더 쌓였을 것이다.
물론 서구인 및 과학자들이 동양 정신문화를 대결 및 극복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고 알파고 개발도 그런 차원 가운데 하나로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서구 물질문명이 동양 정신문화를 정복한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이를 계기로 동양 정신문화 유산 가운데 몇몇은 물질문명과 결합, 보다 과학적으로 진화하는 계기가 된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영역이 있겠지만 사상의학, 침술 등 한의학은 물론이고 풍수, 기, 관상, 손금, 사주 명리학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사상의학, 침술은 그렇다 치더라도 풍수, 기, 관상, 손금, 사주 명리학 등은 지금까지 미신이나 사술로 취급받아온 부분이 더 크다.
그러나 이들은 나름대로 통계를 밑바탕으로 하고 몇몇 천재적 술사들의 영감이 보태져 이어져 내려온 ‘술수학(術數學)’이라고 할 수 있다.
알파고는 이번 대결 전에 16만개 바둑기보를 통해 3주간 3억4,000만번의 반복 학습을 했다고 한다.
풍수, 기, 관상, 손금, 사주 명리학에도 빅 데이터를 적용하는 등 알파고에 버금가는 연구와 노력을 집중한다면 미신이란 비아냥 대신 당당한 ‘미래 예측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이들의 미래 예측도가 더욱 향상된다면 인간의 삶도 한층 윤택하게, 안전하게 영위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 특히 동양의 젊은 과학자들의 관심과 분발을 기대해본다.
kik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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