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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절 교단의 요람 '아주사 부흥운동'...1백년전 초라한 흑인목사에 온 '성령'

다운타운 현 리틀도쿄, 노예후손 시무어 목사

초대교회 이후 세계를 변화시킨 영적 대사건이 LA에서 터진 적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인 1906년 4월9일 다운타운의 작고 초라한 가정집에서였다.

LA 리틀토쿄에 위치한 ‘아주사 스트릿 미션’ 현장을 찾은 한인 신학생 임봉한, 이흥우, 홍경헌, 안용주 전도사(왼쪽부터).

LA 리틀토쿄에 위치한 ‘아주사 스트릿 미션’ 현장을 찾은 한인 신학생 임봉한, 이흥우, 홍경헌, 안용주 전도사(왼쪽부터).

한인타운에서 멀지 않은 노스 보니브레(N. Bonnie Brae St.) 216번지에서 예배를 드리던 신자들에게 방언이 터지며 성령이 지피는 부흥의 불길이 타올랐다.

그리고 곧 뉴욕과 시카고 미주 전역을 거쳐 아시아와 유럽으로 번졌고 오늘날 5억4000만 명에 이르는 오순절 교단의 태동이 됐다.

바로 그 유명한 ‘아주사 부흥운동’이다.






아주사 부흥과 관련해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몇 가지 사실이 있다. 무엇보다 LA 동부에 위치한 아주사 시티가 현장인 줄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여전하다.

그 곳에 아주사 대학교와 신학대학원이 자리 잡은 탓에 이런 오해는 그럴듯한 설득력을 던져 주었다.

다음으로는 아주사 부흥 운동에 쓰임 받은 주인공이 노예 집안 출신의 흑인 목사라는 사실이다.

한 세기 만에 수억 명의 교인을 낳은 성령의 부흥 운동은 괄시받고 교육도 제대로 못 받은 가난한 흑인 사역자 윌리엄 시무어를 통해 일어났다.

그리고 부흥의 역사적 현장이 이제는 일본 타운에 덮여 있다는 것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다.

성령 부흥운동이 폭발한 LA다운타운 아주사 스트릿 312번지 허름한 창고 자리에는 온통 리틀 토쿄 상가와 빌딩들이 들어서 있다.

길을 찾기도 힘든 역사적 현장에는 다만 거리 표지판 밑에 '아주사 스트릿 미션(Azusa St. Mission)'이라는 유적지 안내만 남아 100년 전 부흥의 현장을 간증하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크리스천 인구가 1%에도 훨씬 못 미치는 일본 출신 이민자들이 부흥의 터전 위에 자리 잡은 아이러니가 눈길을 끈다.

아주사 부흥운동의 시발점인 시무어 목사는 식당 웨이터 일을 전전했었다. 그리고 휴스턴에서 사역자의 길에 들어섰을 때는 당시 유명한 부흥사이던 찰스 폭스 파함 목사의 설교를 인종차별로 강당 복도에 앉아 들어야 했다.

그에게는 다른 백인 신자들과 어울려 기도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LA의 흑인교회 목회자로 청빙 받아 왔지만 성령세례를 강조하다 며칠도 못 가 쫓겨났다.

보니브레 집을 겨우 빌려 성경공부 모임을 갖고 아침 10시부터 밤 12시까지 기도와 예배에 빠졌을 때 성령의 특별한 역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아주사 스트릿으로 자리를 넓혀 '아주사 스트릿 미션'이란 집회를 열고 사람들이 몰렸을 때도 세상의 반응은 조롱으로 시작됐다.

1906년 4월18일자 LA타임즈에 실린 아주사 집회 기사의 제목은 '괴기한 방언의 바벨탑 쌓기'였다. 흑인과 백인이 한데 섞여 예배하는 사실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1909년까지 3년에 걸쳐 매일 집회는 지속됐고 인종을 떠나 수천 명이 모여 성령의 은혜에 감동했다.

시무어 목사는 부흥운동 시기인 1908년 제니와 결혼해 아주사 스트릿 미션 바로 위층 작은 아파트에 살았다. 그리고 1922년 9월 사망해 이스트 LA의 에버그린 공동묘지에 묻혔고 아내 제니 목사가 뒤를 이어 사역하다 9년 뒤 남편의 뒤를 따랐다.

지난 4일 부흥의 현장을 찾은 한인 신학생들은 감회에 젖었다. 풀러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들 유학생들은 부흥의 의미를 한국교회의 개혁에서 찾았다.

"오늘날 진정한 부흥은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 때처럼 회개가 터져야 비로소 가능하다. 물량주의에서 벗어나 진지한 사랑의 실천이 있어야 한국교회의 부흥이 다시 허락될 것이다."

오는 22일 오전 9시 보니브레 집에서 아주사 스트릿까지 기념 행진이 벌어진다.

그러나 아무리 화려한 행사와 군중집회가 열려도 성령의 부흥은 '가난한 마음'에 임한다. 아주사 부흥운동이 증명하는 진리가 바로 그것이다.

유정원 기자

아주사 부흥 1백주년 25일부터 LA서 성회
한국 순복음교회 등 전세계 10만명 참석

아주사 부흥 100주년을 기념해 열릴 행사는 아주 대대적이다.

미국 오순절연합회 주최로 오는 25일부터 닷새에 걸쳐 LA컨벤션 센터와 올림픽 콜로세움에서 개최되는 기념 성회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10만 명의 크리스천들이 참석한다.

‘다시 함께 2006(Together Again 2006)’이란 주제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대륙별 집회가 열리고 여의도 순복음교회 담임 조용기 목사는 콜로세움 마지막 성회에서 주강사로 설교를 맡는다.

한국의 오순절 교단으로 세계에 3000만 명의 교인을 확보한 순복음교회도 본국서 대규모 방문단이 참석한 가운데 북미총회를 25일부터 사흘간 나성순복음교회에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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