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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연구가들…'설날 맛 보따리' 풀어놓다

가족 화합 소망 담은 '대합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단호박떡찜'
누구나 좋아하는 '피 얇은 만둣국'

얼마 전에 지인의 점심 초대를 받았다. 양식 스타일의 테이블 세팅을 보고 당연히 파스타나 샐러드 등이 나오리라 생각했다. 내 예감이 여지없이 틀려버렸다. 갈비찜, 매운 오징어볶음, 몇 년을 묵힌 동치미무, 부추김치, 나물들… 진한 맛이 우러나는 성찬이었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느끼한 한나절을 보내지 않아도 되지 않는가. 함께 식사를 마친 지인은 방문용 선물로 삭힌 고추와 오이지를 가져왔다. 한 봉지씩 나눠 들고 차에 올랐다. 비록 쿰쿰한 냄새는 났지만 먼 이국 땅에서 더 한국스럽게 끼니를 챙기는 이들의 정성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돌아왔다.

이제 곧 '설'이다. LA엔 설날의 추억이 얼만큼 남아 있을까. 마트마다 붙여진 설날 그림을 보며 분위기는 느끼지만, 그렇다고 잔뜩 장 봐다가 지지고 볶을 일가친척도 없거나, 있는 가족도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어린 시절 명절이 특별했던 건 그날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과 엄마의 손맛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아이에게도 '설'은 정겨운 우리네 명절이며 언제든 기억할 수 있는 우리집만의 맛을 추억하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손맛을 제대로 가진 요리연구가들의 설 음식은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조경희 궁중요리연구가의 '대합찜'

궁중의 선별된 요리라 언제나 고급스럽고 건강한 맛이다. "대합찜은 부부가 대합 껍데기처럼 단단히 붙어 금실좋게 살라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어요. 가족 간의 화합을 위해 이번 설상에 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조 연구가의 이번 대합찜은 고운 빛깔까지 담았다.



대합 5개 정도를 준비해서 솔로 껍질을 잘 닦은 다음 끓는 물에 넣고 살짝 데친다. 조갯살을 수저로 도려내어 곱게 다진다. 두부 ¼모와 소고기 150g도 곱게 다지고 여기에 소금 2작은 술, 설탕 1/2큰술, 후춧가루 약간, 다진 마늘, 파, 생강즙 1작은 술, 참기름, 정종 1큰술, 깨 등을 넣어 양념한다. 대합 껍데기 안쪽에 밀가루를 살짝 뿌린 후 속을 채운다. 대합을 찜통에서 15분간 찐다. 찜통에 찌는 동안 달걀은 황,백으로 나눠 풀어 놓고, 3번 정도 따로 발라준다. 접시에 소금을 깔고 대합찜을 예쁘게 담아낸다.

길인숙 아트떡연구가의 '단호박떡찜'

"요리하는 즐거움으로 평생 살다 보니 양념을 많이 사용하기보다는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게 더 매력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단호박떡찜은 부드러움과 쫄깃함이 잘 어우러지는 설음식이죠." 손수 구운 그릇에 올린 소담스런 떡찜을 만나본다.

단호박은 전자레인지에서 통째로 20분 정도 익혀 10~12조각 정도로 등분을 한다. 기름 두른 팬에 단호박을 구운 다음 접시에 돌려 담기를 한다. 가래떡은 끓는 물에 데쳐 물기를 빼고 4cm 정도 크기로 잘라 다시 세로로 반을 가른다. 표고버섯은 불려서 4등분 한다. 다진 소고기를 불고기 양념해서 떡 크기와 비슷하게 빚어 팬에서 익힌다.

다시 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재료인 표고버섯, 대추, 깐밤을 볶다가 간장 1큰술, 물엿 1/2큰술, 물 1큰술을 두르고 윤기나게 조려서 그릇에 덜어낸다. 다시 조린 팬에 마늘즙 1 작은술로 향을 내고 가래떡을 넣어 볶다가 물 2큰술, 진간장 2큰술, 소금 약간을 넣고 물기 없이 조려지면 데쳐놓은 브로콜리와 소고기, 표고버섯, 밤, 대추 등을 섞어 단호박 위에 올린다. 잣으로 고명을 얹는다.

황유진 오게닉요리연구가의 '껍질 얇은 만둣국'

2016년 100인의 파워블로그에 선정된 황요리연구가. 그녀만의 독특한 요리들은 무궁무진하다. "제 손님들은 미국인들이 대부분이라 그들도 낯설지 않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합니다. 만두피가 얇은 만둣국은 껍질이 두껍지 않아 먹기도 간편하고 만두 속도 거부감 없는 재료들로 채웠어요." 고정 관념을 깨는 새로운 만두를 빚어본다.

만두 속재료로 김치는 물기를 꼭 짜서 잘게 다지고, 당근과 양파 다진 것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는다. 다진 닭가슴살과 으깬 두부, 달걀, 고구마 녹말가루, 우엉가루, 소금, 후춧가루 등의 재료들을 모두 섞어 반죽을 한다. 냉동실에 20분 정도 두면 모양 만들기가 쉬워진다.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서 동그랗게 만들어 손바닥에 놓고 꾹 누른 다음 다시 반으로 접어 반달 모양으로 만들어 준다. 이것을 쌀가루나 고구마가루에 충분히 굴려준다.

떡을 싫어하는 외국 손님들을 위해 떡 대신 채소를 넣고 만둣국을 끓인다. 사골 국물을 준비하고 끓으면 얇게 썬 레디쉬와 썬 노랑 속배추를 넣는다. 여기에 만두도 넣는다. 끓으면서 빨간 레디쉬가 떡처럼 하얗게 변한다. 황백지단은 굵게 썬다. 수프 그릇에 만두를 가지런히 담고 국물을 부은 다음 달걀지단과 김을 얹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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