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멍게의 뇌, 키위의 날개
김윤회
공부습관 예스클래스 러닝센터 원장
뉴질랜드 갈라파고스 화산지대에는 키위라는 새가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나랏새이기도 한 키위는 날지도 보지도 못하는 새입니다. 화산 지대라서 뱀과 같은 천적이 없고 천혜의 자연 환경으로 인해 힘들이지 않아도 쉽게 먹잇감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키위의 날개는 퇴화되고 시력도 잃었습니다. 그런데 키위는 오늘날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고양이와 같은 포식자들이 키위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동물들은 성장이나 진화 과정에서 필요없는 기능을 스스로 없애거나 퇴화시켜 버립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인간의 뇌에도 해당합니다.
인간의 뇌는 여러 영역으로 나누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대뇌의 앞쪽에 있는 전두엽입니다. 전두엽은 인지와 행동 등 고도의 정신 작용을 담당하며 3세 이전의 유아기에 형성됩니다. 그런데 사춘기가 시작되는 12세를 전후해서 전두엽에서는 다시 대규모의 리모델링이 일어납니다. 이때는 네트워크 시스템 뿐 아니라 연결망인 시냅스의 형태와 숫자 등이 완전히 변화하는 겁니다. 전두엽은 참으로 놀라워서 이 과정에서 필요없다고 판단된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없애 버립니다.
아침마다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물건을 집어 던지는 아이, 숙제는 안하고 게임만 하려는 아이, 모든 것을 엄마가 챙겨줘야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버지니아 대학교 심리학 박사인 페그도슨은 아이들의 이런 문제 행동이 모두 전두엽과 관련된다고 말합니다. 충동적인 말과 행동을 자제하는 능력,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감정과 행동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 정보와 시간을 관리하고 유지하는 능력, 시행 착오가 생겼을 때 계획을 수정하는 능력,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보는 메타인지 능력 등을 실행기능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모두 전두엽에서 수행하는 겁니다. 이런 능력이 발달하지 않는 아이는 어른이 된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자기의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부모는 아이들의 나쁜 버릇은 크면 저절로 고쳐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지 못하면 전두엽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그 기능을 삭제해 버립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의 역할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문의: 703-314-2899, yesclassv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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