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오늘은 추수감사절] 아련한 전기구이 통닭의 추억…가족은 사랑을 먹다

멀리 계신 부모님께
감사의 전화 하세요

1965년 12월25일 신문광고다.(사진) 50년 전 광고 문구처럼 당시 통닭은 '그 맛이 특이'했다.

지금의 치킨과는 달랐다. 닭을 긴 꼬챙이에 꽂아 빙빙 돌려가며 전기열에 구웠다. 통닭이 연한 갈색으로 익어가면 기름이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그 고소한 장면을 유리창 너머로 넋 놓고 지켜보던 시절이 있었다.

통닭은 술냄새와 함께였다. 아버지는 연말 송년회에서 술안주로 나온 통닭을 보다 잠든 자식들과 아내가 눈에 밟혔던 듯 싶다. 술 한잔하신 날이면 으레 당신 손엔 '영양쎈타'라고 쓰인 노란 종이 봉투가 들려있었다.

하얀 기름종이에 싸인 닭은 언제나 아버지 체온처럼 따뜻했다.



그 특별하고, 다른 맛은 아직도 혀끝에 남아있다. 지금의 통닭 맛이 그때와 다른 이유는 닭의 종류가 같지 않거나 전기구이가 아니거나, 튀김 기름이 변해서가 아니다. 영하의 날씨에 통닭을 식지 않게 하려 품에 안고 오신 아버지, 자식들 먹이느라 목뼈만 뜯으셨던 어머니. 그 시절 통닭은 사랑이었고, 가족이었다.

영양쎈타의 크리스마스 광고 문구중엔 '주어서 즐겁고 받아서 고마운'이라는 표현이 있다. 영어로는 'Thanksgiving'이다.

오늘은 추수감사절이다.

통닭도 좋고 터키도 좋고 케이크도 좋다. 이맘때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나눈 추억은 언제 꺼내먹어도 두고두고 맛있다.

그 시절 그 사랑을 기억하면서 통닭 한 마리 사가련다. 멀리 계신 당신들께 전화도 드려야겠다.

정구현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