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똑똑' 관념이 좋은 성적 이끌어냈다

제니퍼 이 UC어바인 교수 연구 결과 발표
'실제 똑똑해서 그렇다'는 기존 학설 뒤집어

"아시안은 성실하고 똑똑하다는 '스마트 아시안' 고정관념이 아시안 학생들의 성적을 끌어올렸다."

한인 사회학자 제니퍼 이(사진) UC어바인 사회학과 교수가 "미국 사회에 퍼진 '아시안은 공부 잘 한다'는 인식에 아시안 학생들의 학습 의욕이 높아졌고 그 결과 좋은 성적을 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아 화제다.

27일 워싱턴포스트는 "자기 성취에 대한 예언이 아시안 학생들을 성공하게 했다는 새로운 학설이 나왔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집중 조명했다.

이 교수는 중국계 사회학자 민 주와 공동 저술한 '아시안 아메리칸 성공의 역설(The Asian American Achievement Paradox)'에서 '아시안은 선천적으로 똑똑하며 성실함을 중요시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성적이 높다'는 기존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중국.한인 등 약 100명의 아시안 학생들과 4800명의 1세대 이민자들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학교에서 아시안 학생들은 좋은 성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타인종 학생들과 다르게 대우받는다"고 파악된 것이다.

이 교수는 "한 아시안 학생의 경우 AP반에 들어갈 수 있는 성적에 못 미쳤는데도 불구하고 학교측은 이 학생을 AP반에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학생은 AP반에 배정된 후 학교 측의 기대를 받으며 학습 의욕이 높아졌고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에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학교 측은 아시안 학생들은에게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 이 교수는 "결국 학교 등 기관에서 아시안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추가 혜택이 아시안 학생들의 성적을 끌어 올려 결론적으로 고학력을 배출하게 된다"고 해석했다.

'스마트 아시안' 인식이 기인한 이유도 풀이됐다. 이 교수는 특히 1956년 이민국적법을 강조하며 "당시 미국정부가 아시안들에게 이민 허가를 내줄 때 '고학력과 전문직숙련공'을 선호했기 때문에 고학력의 아시안이 집중 이민 왔고, 그 결과 '성공한 아시안 프레임'이 미국에서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학력자 아시안 이민자 1세대 덕분에 이들의 자녀들도 수준 높은 교육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어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등 '고학력의 재생산'이 이뤄졌다는 것. 이 교수는 "미주 아시안들 가운데 고학력자와 성공한 케이스가 많은 것은 사회경제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지 '아시안이 똑똑해서 그렇다'는 해석은 오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같은 고정관념은 대부분 긍정적 효과를 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을 '실패자'로 간주하는 역효과도 낸다고 덧붙였다.

이조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