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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안들도 아픈 역사…글렌데일 소녀상 힘 보탰죠"

이순신 존경하는 글렌데일시 서기관 카사키안
인커뮤니티와 동병 상련
사과 안하는 아베정권 분통

출마 정치인과 언론 기자간의 뻔한 만남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나온 이야기는 '명량대첩'이었다. "한국사 뿐 아니라 세계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만큼 대단한 스토리입니다. 조선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가 일본수군 330여 척의 배와 싸워 대승을 거둔 전투에 대해 읽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기까지는 한 표가 아쉬운 정치인의 '주워들은' 립서비스라고 여겼다. 그러나 일본군 성노예 이야기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싹 바뀌었다.

아디 카사키안(38.사진) 글렌데일시 서기관은 아르메니안계다. 글렌데일 토박이에 하버드대를 나왔다. 그는 "한인커뮤니티는 우리 아르메니안계와 마찬가지로 교육과 안전과 함께 스몰비즈니스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특히, 일본군 성노예 이슈에 있어서 나는 200% 한인커뮤니티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메니아는 20세기 초 오스만제국(현 터키)에 의해 무자비하게 학살당한 아픔을 겪었죠. 민족주의가 부각되면서 통치하던 제국에 반기를 들었다 참변을 당했죠. 150만 명이나 죽었습니다. 20세기 최초의 대규모 인종학살이었죠."



당시 살아남은 아르메니안은 세계 곳곳으로 도망쳤고, 그중 많은 수가 미국에 왔다. 이들이 몰린 도시가 바로 글렌데일이다. 현재 주민의 30%가 이들이다. 글렌데일 시의원 5명 중 3명이 아르메니안. 시쳇말로 아르메니안이 꽉 잡고 있는 도시다.

글렌데일 소녀상이 시의회 승인을 거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아르메니안의 동병상련 힘이었다.

그는 "글렌데일에서 소녀상이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은 이곳 시의원들, 그리고 아르메니안들이 과거 한국인과 한인의 아픔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정부의 압력을 받았지만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제 수탈과 군 성노예 문제를 알아야 왜 한국인들이 일본정부를 쉽게 용서할 수 없는지 타 국가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카사키안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는 일본의 아베정권을 보면 아르메니아의 아픈 역사가 절로 떠오르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일본이 한인 성노예들을 두고 자발적으로 군을 따라 다닌 위안부로 표현한 것처럼 터키도 똑같은 수법을 쓰고 있습니다. 당시 수많은 아르메니안 여성들이 강간당하고, 강제로 매춘행위를 해야 했습니다."

글렌데일 소녀상에 대해 그는 "짧게 자른 단발머리, 수수한 한복에 감아쥔 양손 안에는 엄청난 의미가 담겨있다"며 "한 맺힌 일본군 성노예의 역사를 잊지 말라고 세운 청동상이다. 천 마디 말보다 강렬한 감동이다. 글렌데일 시와 아르메니안은 (소녀상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을 주도해온 가주한미포럼은 최근 플러튼 시에도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려 했지만 일본 우익단체의 로비로 무산됐다. 또 이에 앞서 LA시에서도 한때 한인단체들이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으나 시 관계자들이 같은 이유로 난색을 표명했던 것을 미루어 볼 때 글렌데일시 소녀상이 한인커뮤니티에 차지하는 의미는 그만큼 각별하고 특별하다.

아디 카사키안은 내년 6월7일 실시되는 캘리포니아주 43지구 하원의원 예비선거에 출마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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