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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로 오른 채권값…금융 도미노 우려

[긴급 진단] 세계 채권시장 '불안 불안'

15년 새 3배 이상 불어나
재력가들 "버블이다" 평가
금리 올라 채권값 하락 땐
550조 달러 파생상품 요동
주가·집값 동반 조정 예상


월가는 온갖 거품을 겪었다. 그런데도 낯선 게 하나 있다. 바로 '채권 거품'이다. 채권은 가격과 금리가 정해져 있다. 값이 뛰어봐야 액면가 이상 오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원조 '닥터 둠'인 마크 파버 글룸붐&둠 발행인은 "거품은 기본적으로 채권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역사적으로 채권투자 붐은 흔했어도 가격 자체가 거품인 경우는 내가 아는 한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요즘 글로벌 채권시장에선 다르다. "버블이다"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글로벌 채권 가격이 과대 평가돼 있다"고 최근 말했고 '채권왕' 빌 그로스 야뉴스캐피털 회장도 "현재 채권 가격은 거품"이라고 평가했다.

가격이 얼마나 부풀어 올랐기에 그럴까. 블룸버그 통신은 "글로벌 채권의 시가총액은 100조 달러 정도"라고 지난 25일 전했다. 국채.지방채.회사채 등 모든 채권 시세를 합한 금액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00년엔 30조 달러 안팎이었다. 15년 새에 3배 정도 불어났다.



파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중앙은행의 연금술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금술은 양적 완화(QE)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돈을 찍어 금융회사들한테서 장기 국채 등을 사들이는 바람에 정부 뿐 아니라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채권을 찍어냈다"고 설명했다.

버블의 이유가 무엇이든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이달 10일 "현재 글로벌 채권시장이 아주 불안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채권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이 떨어진다. 채권 시장 버블이 터지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주가보다 훨씬 큰 '금융 도미노 게임'이 시작된다. 채권 가격 하락→파생상품 요동→주가.집값 하락이 예상된다. CNN머니는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은 주식보다 개인의 노후에 큰 타격을 준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옐런이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전에 일부 채권시장에서는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바로 정크본드(비우량 채권 또는 투기 등급 채권)시장에서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주가와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정크본드 시장의 자금이 말라 정크본드 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을 '빙산의 몸통(Body of Iceberg)'으로 비유하곤 한다. '빙산의 일각'인 주식시장과 대비해서다. 실제 100조 달러 채권시장 위에 550조 달러 정도 채권관련 파생상품 시장이 얹혀져 있는 모양새다. 일반 시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수면 아래에서 약 650조 달러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파버는 "채권 가격이 움직이면 글로벌 자산시장 전체가 대조정(Great Correction)을 겪는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대조정도 차이나 리스크와 밀접하다. 중국 경기 둔화가 미국에서 자금 경색을 일으킬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번질 수 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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