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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방향 내리막으로 바뀌나

봄부터 활활…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기주도 기대까지
매매계약 건수 감소·매물부족 심화에 "하반기 전망 안 좋다"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제를 견인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낳을 정도로 지난 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과 신규 일자리 증가에 힘입어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 12개월 동안 9.6%가 증가했다. 급기야 6월에는 연간환산 549만 채가 팔리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신규주택 판매도 상반기 21%가 증가했다.

하지만 7월말 들어 부정적인 지표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6월 신규주택 판매다. 연방상무부는 지난 24일 6월 신규주택 판매가 연간환산 48만2000채에 그치며 한달 전보다 6.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신규주택 판매는 올해 상반기에 모두 21.2%가 늘어나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를 높게 하던 상황이어서 6월 판매량은 시장전망에 타격을 주었다.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기존주택 계약건수도 6월 들어 예상을 깨고 감소했다. BMO 캐피털마켓의 제니퍼 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이들도 물론 있다. BNP파리바의 브리클리 드와이어 분석가는 "6월 보고서가 실망스럽긴 하지만 신규주택 판매는 전체 주택판매의 8%에 불과하다"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지표가 올해 봄부터 달아오른 부동산 경기가 경제성장을 강하게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를 주춤하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매물부족 ▶판매감소 ▶모기지 이자율 상승을 꼽는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까지 고려하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엔 호재보다 악재가 많은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모기지와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의 최대 난제인 매물부족은 해결은 커녕 악화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회사인 질로우에 따르면 주택매물은 전국적으로 1년전보다 6.5% 줄었다. 질로우의 스탠 험프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운페이먼트를 준비하고 모기지 사전승인을 받고 나서도 살 집을 못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시장상황을 전했다.

대도시일수록 매물부족이 심각하다. 매물은 전국적으로 6.5% 줄었지만 대도시에선 19%나 감소했다. 또 매물부족이 상대적으로 싼 가격대에 집중돼 첫 주택 구입자의 구매를 막고 있다.

건축회사들이 노동력 부족과 집값 상승에 따른 판매 부진을 우려해 단독주택 건축을 늦추고 있는 것도 매물부족 원인의 하나다. 건축허가 증가율은 6월 7.4%를 기록했으나 대부분 아파트였던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주택건설이 정점을 찍고 하향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건축가협회에 따르면 단독주택과 아파트 수주 수입을 추적하는 지표가 4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설계도에서 착공까지 보통 9~12개월의 시간차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건축계가 현재의 부동산 수요급증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분석이 맞다면 이는 경제 성장률 전반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매물부족의 또 다른 이유는 에퀴티다. 집 밸류보다 모기지가 더 많거나 큰 집으로 옮길 만큼 에쿼티가 충분하지 않은 집들이 여전히 많다. 이들은 이사를 포기하게 된다. 이사를 고려하던 이들도 새 집을 찾지 못할 것을 우려해 집을 내놓지 않는다. 결국 매물이 늘지 않는 것이다.

주택공급은 가격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 매물로 나오는 주택이 줄고 집값이 안정되면 매물이 늘기 시작한다. 질로우에 따르면 1년 전과 비교해 집값에 큰 변화가 없는 워싱턴DC의 경우 주택공급이 약 19%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집값이 12.5% 오른 댈러스는 주택공급이 약 20% 줄었다.

험프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까지 집값이 10% 오를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사를 하는 게 합리적인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셀러의 심리 때문에 주택시장이 가장 뜨거운 지역의 매물부족은 더 악화되고 있다. 매물 부족이 집값을 올리고 오른 집값이 매물을 줄이는 악순환이다. 게다가 렌트비가 계속 오르면서 첫 주택 구입자는 다운페이먼트 모으기가 더 어려워졌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공급이 제한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게 지금 상황"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강세를 주장하는 이들은 기존주택 판매가 6월에 3.2% 증가하며 8년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하락세를 전망하는 이들은 미래의 수치를 제시한다. 지난 29일 NAR은 6월 잠정주택판매지수(PHSI)가 한달 전보다 1.8% 하락한 110.3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PHSI는 1~2개월 뒤의 주택판매 시장을 예측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활성화를 의미한다. 1.8% 하락은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면에서 부정적이다.

하지만 110.3은 여전히 올해 들어 세번째로 높은 것이라는 사실과 매매건수로는 1년 전보다 8.2%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제니퍼 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을 떠받치는 펀더멘털이 여전히 강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럼에도 기존주택과 신규주택 계약건수가 6월에 동반 하락했고 집값 상승세가 5월 들어 정체된 점은 주택시장의 방향이 바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국 주택가격 평균값은 지난 1년 동안 6.5%가 상승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판매 평균값은 23만6400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LA와 뉴욕, 시카고, 워싱턴DC 등 부동산 핵심 도시에서는 구매자가 줄기 시작하면서 집값 상승율이 정체되기 시작했다.

주택 소유율이 줄고 렌트 비중이 느는 것도 부정적 전망의 근거로 사용된다.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2분기 주택 소유율은 63.4%로 1967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1분기의 63.7%나 지난해 2분기의 64.7%보다 떨어진 것이다. 지난 50년간 평균 주택 소유율은 65.3%다. 이 수치를 주택시장을 떠나는 이들이 늘기 시작한 증거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부동산 시장이 방향을 바뀌는 변곡점이 지금이라고 보고 있다.

안유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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