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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떠날 때는 아름답게…톰 라본지의 씁쓸한 처신

취임식 때 없었다. 축하인사도, 축하전화 한통도 없었다.

톰 라본지 전 LA 4지구 시의원. 데이비드 류가 LA 4지구 시의원으로 당선된 지 한 달 반이 됐지만 라본지 전 시의원은 그에게 단 한마디의 축하 말도 건네지 않았다. 인수인계 과정도 도와주지 않았다. 최근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데이비드 류'라는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001년 존 페라로 당시 4지구 시의원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보궐선거를 통해 시의회에 입성한 라본지는 자신의 14년 임기 중 마지막인 6월 들어 임의예산 60만 달러를 이 프로젝트, 저 프로젝트에 마구 쓰기 시작했다. 후임인 류 시의원과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고 한다.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것이다.

류 시의원이 캠페인 기간 동안 4지구 임의예산 지출이 개인 프로젝트나 직원 보너스 등에 쓰이면 안 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는 지적에 심통이 난 것이었을까. 시청 관계자 한 명은 "임기 막판에는 지출을 하지 않고 후임 시의원에게 충분한 예산을 넘겨주는 게 통상 관례"라고 말했다.



류 시의원도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한 듯하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지난 1일 열린 2015~16 회기 첫 시의회 미팅에서 임의예산 환급발의안을 자신의 첫 안건으로 상정했다.

라본지가 지난 6월17일과 30일에 지시한 임의예산 지출을 당장 중단하고 잔액을 4지구 예산에 다시 편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였다.

류 시의원은 "전혀 몰랐던 일로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라본지가 갑작스럽게 예산을 축낸 바람에 현재 4지구 예산 상황이 안 좋다고 한다. 때문에 류 시의원은 사무실 스태프로 15명만 고용하기로 했다. 통상 시의원은 보좌관과 직원 등 스태프로 20명 정도를 고용한다.

물론 라본지로선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정치후배(캐롤린 램지)가 낙선돼 상실감이 컸을 것이다. '미스터 LA'로서의 자존심이 구겨졌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류 시의원의 당선이 마음에 안 들고, 불쾌했을 수 있다.

떠날 때는 아름다워야 한다.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신사였는데. 그의 옹졸함이 아쉬움을 남긴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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