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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핑퐁 DNA 안병훈 골프 '괴물'로 진화하다

탁구 선수 안재형·자오즈민 아들
매킬로이 등 세계 최강자들 압도

1988 서울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1981년. 그해 9월 2일자 중앙일보에는 '중공 타도 목표로 탁구 대표팀 총력 육성'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올림픽 유망주 중 한 명으로 부산 금성고 1학년 안재형이 거론됐다. 안재형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 준결승에서 한국의 에이스로 나서 중국을 꺾는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안재형은 중국 여자 탁구의 간판 스타였던 자오즈민에게도 사랑의 스매싱을 날렸다. 두 사람이 이념의 장벽을 넘어 사귄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둘은 열애설을 강력 부인했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 폐회식날 밤 선수촌에서 데이트 장면이 목격된 후 결혼을 기정사실화 했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기 전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 중국에서 IT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자오즈민은 "만일 국가에서 허락해 주지 않는다면 제3국에서 결혼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89년 두 사람은 스웨덴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혼인 서약을 했다. 아들 병훈은 1991년에 태어났다.

그 올림픽 키드 안병훈(24)이 24일 영국 런던 인근 웬트워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유러피언투어 BMW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4대 메이저 대회를 제외하고 유러피언 투어의 가장 큰 대회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 등 유럽 정상급 선수들 대부분이 참가한다. 우승 상금은 10억원이 약간 넘는다.



안병훈은 14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해 최종라운드 7타를 줄여 합계 21언더파로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등 2위 그룹에 6타 차 압승을 거뒀다. 대회 최소타, 첫 아시아 선수 우승 기록도 남겼다. 안병훈은 "내 인생을 바꿀 만한 큰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고 마치 달 위를 걷는 기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9년 안병훈은 만 17세로 최연소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아버지 안재형(50·남자 탁구대표팀 코치)씨는 "너무 이른 성공이 독이 됐다. 일찍 프로로 전향하면서 오히려 고생했다"고 했다. 그러나 성공의 달콤함을 잊고 2부 투어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기어 올라왔다. 지난해 2부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이 1부 투어 첫 우승이다.

안병훈이 왜 탁구가 아닌 골프를 택했을까. 그는 "너무 크고 느린 편이어서 탁구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빨리 뛸 필요가 없는 골프에서는 장점이 많았다. 안 코치는 "부모를 닮아 손 감각은 타고났고 유연성도 좋다. 승부욕도 최고"라고 말했다.

안병훈의 올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305야드다. 안 코치는 "우리 부부 다 장타가 아닌데 병훈이는 엄청난 장타를 친다. 돌연변이 장타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열린 아부다비 챔피언십에서 안병훈은 매킬로이와 막상막하 거리를 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3번 우드를 주로 쓰면서도 우승 경쟁자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보다 멀리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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