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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부족해…집사기 참 어렵네

가격 뛰고 거래량 늘었지만 매물 급감
한인타운은 4월 작년보다 40%나 줄어

#. 내집 마련에 나선 40대 직장인 김모씨. 평소 알고 지내던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2주전 집을 구해줄 것을 의뢰했다. 김씨가 살려는 집은 LA 한인타운 내 40만 달러 전후 방 2개짜리 콘도다. 15년간의 아파트 생활을 청산할 꿈에 부푼 김씨는 의외의 장애물을 만났다. 시장에 나온 매물이 별로 없는 것이다. 매물 자체도 많지 않고 괜찮다 싶으면 가격이 썩 마음에 들질 않았다. 한인타운 경계인 라파옛길의 한 콘도, 8가와 호바트 인근 한 콘도, 그리고 북쪽인 마리포사와 로즈우드 인근 한 콘도 등 딱 3개를 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부동산 경기는 점점 풀리고 있지만 정작 바이어 입장에서 집사기는 만만치 않다. 실제로 LA와 오렌지 등 남가주 주요 6개 카운티의 지난달 주택 중간값은 42만9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2% 상승했고 주택 거래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지만 바이어는 집사기가 쉽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매물 부족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세에 맞는 매물이 부족하다.

AP통신 역시 매물 부족으로 올 봄 주택구입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의 로렌스 윤 수석경제학자도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급 부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업체 '리얼티원그룹 LA(대표 헤더 정)' 자료에 따르면 LA한인타운을 비롯해 다운타운, 라크레센타, 글렌데일, 할리우드 등 5개 지역 모두 올 4월 매물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줄었다. 특히, 한인타운의 매물 부족현상은 타지역보다 두드러진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 4월 미드윌셔까지 포함한 한인타운의 매물은 129개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181개보다 40% 이상 감소했다.

LA타임스가 한인타운으로 지정한 동쪽으로 후버, 서로 윌턴, 북으로 베벌리, 남으로 올림픽까지만 놓고 보면 매물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지역에 바이어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40만 달러대 2베드룸 콘도는 지난달 기준으로 고작 5개만이 리스팅에 올라있을 정도다.

LA다운타운의 경우 올 4월 매물은 233개로 지난해(285개)의 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글렌데일은 지난해 4월 342개의 매물이 나왔지만 올 4월엔 275개로 24% 감소했다.

LA 외곽지역의 집을 팔고 한인타운으로 들어올 계획인 50대 한인 신모씨는 "예산은 38만 달러에서 43만 달러 사이다. 올 1월부터 집을 꾸준히 보고 있는데 대부분 같은 단지 내 유닛이고, 직접 본 것은 5개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케니 조 한인부동산협회장은 "수년 전에는 그래도 골라서 집을 볼 수 있을 만큼 매물이 있었다. 요즘엔 그렇지 않다. 수요가 넘쳐 매물로 올라오면 금방 팔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매물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얼티 원 그룹 LA의 헤더 정 대표는 "매물 부족 때는 셀러가 한발 물러나게 되면 거래가 금방 성립될 수 있다"며 "내년에는 주택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바이어 쪽에선 주택 구입을 망설일 수 있다. 셀러 입장에서는 지금 집을 내놓은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까다로운 주택 융자 기준도 집을 사는 데 장애물이다. 지난해부터 은행을 포함한 모기지 은행은 융자 후 모기지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있는 ATR(ability to re-pay) 능력을 꼼꼼히 살핀다. 이러다 보니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았다 해도 정작 융자 과정에서 틀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ATR 검증을 철저히 한다"며 "은행 측에서 요구하는 다운페이먼트도 늘었다. 부동산 경기는 활성화되고 있지만 정작 집을 사는 건 쉽지 않다. 집 살 능력이 확실히 검증된 사람만 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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