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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수치 낮추자" 구체적 계획 실천하세요

검진 받고 새해 건강 설계하기

'부부 건강은 가족 행복의 주춧돌이다.' 연초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 계획을 짜기에 여념이 없다. 저마다 굵직한 목표를 정한다. 금연·절주·체중감량·식단조절….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성공을 자신하기엔 만만치 않은 생활습관들이다. 의지 부족을 탓할 수 있지만 실패의 원인은 목표가 막연하고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이고 자신에게 맞는 목표, 바로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새해 건강계획을 잡는 것은 어떨까.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맞춤형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건강 설계는 새해 건강 습관을 만들어가는 첫 단추다.

김수견(49)·안이숙(47·여)씨 부부. 이들은 내년 목표를 '건강 수치의 정상 회복'으로 잡았다. 올해 받은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아서다.

김씨는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46㎎/dL(정상: 199㎎/dL 이하), LDL(저밀도 콜레스테롤) 185㎎/dL(정상: 129㎎/dL 이하)로 조금 높게 나왔다. 복부지방률도 0.89(정상: 0.85 이하)로 기준치를 조금 벗어났다. 회식 등 잦은 술자리, 고열량 섭취가 문제였다. 의사로부터 "아직 큰 이상은 없지만 앞으로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전업주부인 안씨도 비슷했다. 총콜레스테롤 233㎎/dL, LDL 152㎎/dL에 공복혈당은 114㎎/dL(정상: 99㎎/dL 이하)다. 전년도(103㎎/dL)보다 수치가 뛰었다. 안씨는 '당뇨병 전 단계'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족력 때문이었다. 간기능수치인 γ-GTP도 79U/L(정상: 51U/L 이하)로 전년도(103U/L)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정상을 웃돌았다.



올해 고3인 아이에게 전적으로 맞춰진 불규칙한 생활패턴과 식습관이 원인이었다. 안씨는 "아이가 고기를 좋아해 평소 육류 위주의 식단이 많았고, 운동은 별로 하지 못했다"며 "그러다 보니 결국 검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상 수치 만회' 목표 계획

김씨 부부는 검진 결과를 받고 경각심이 들었다. 내년 목표를 세웠다. 우선 운동부터 하기로 했다. 부부 모두에게 운동이 필요했던 만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았다. 안씨는 햇빛알레르기가 있던 터라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했다. 부부는 마침 동네에 있는 탁구장에 가서 주 3회 강습을 등록했다.

김씨는 술도 줄이기로 했다. 월 1회, 한 번에 소주 한 병 이하로만 마시기로 결심했다. 전에는 술자리가 평균 주 2~3회는 됐다. 김씨는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술자리를 피하기 쉽지 않지만 건강을 위해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끊기 힘들다는 담배를 끊은 경험이 있었다. 출퇴근 시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던 집에서 역까지 2㎞ 거리는 걷기로 했다. 부인 안씨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식단을 고기에서 채식 위주로 바꾸기로 했다.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되 쌀밥 대신 잡곡밥을 먹기로 했다.

부부는 계획 하나하나를 종이에 쓰고 서약했다. 서로에게 다짐을 하기 위한 것이다. 안씨는 "그동안 살을 빼고 싶었지만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다"며 "검진결과를 목표로 세우니 목표가 확고해져서 그런지 자신감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은 건강 설계 기초자료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목적은 원래 질병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암 등 각종 질병을 정기검진으로 잡아낸다. 덩달아 치료율도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건강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서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수원건진센터 정철 센터장은 "건강검진 결과를 건강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생각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건진의 진정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생활습관을 교정함으로써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질병은 전체 질병의 60%에 이른다. 웬만한 성인병·만성질환이 이에 해당된다. 지금은 질병이 없더라도 건강검진 결과를 근거로 각종 수치를 잘 조절하면 앞으로 걸릴 수 있는 질병의 60%는 예방할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정은철(영상의학과) 건강의학본부장은 "주기적으로 몸 상태의 변화를 확인해 앞으로 발병할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며 "요즘은 암이 진행하기 전 단계(전암성병변)에서 찾아내 암 발생의 싹을 차단한다"고 말했다.

건강검진 결과표는 건강성적표에 비유된다. 평소 건강관리를 얼마나 잘했는지, 소홀했는지 평가받는 것이다.

하지만 검진을 받고 나면 보통 검진 결과를 확인하는 데 그치기 쉽다. 성적 확인만 하는 셈이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간수치 등 주요 지표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결과표는 버리기 일쑤다. 많은 사람이 검진을 '건강을 챙기는 도구'로 생각하기보다 '안심을 위한 도구'로 여기기 때문이다.

인하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신용운 소장은 "특히 직장에서 단체로 시행하는 건강검진 결과는 잘 확인 안하거나 확인만 하고 상담은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도 검진으로 얻는 혜택 절반은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검진을 계기로 교정해야 할 생활습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상 범위라고 안심?

결과가 정상 범위라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수치 자체가 갖는 의미보다 변화하는 양상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검진에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190㎎/dL로 정상 범위라도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면 고지혈증이 임박했다는 소리다. 수도에서 녹물이 한 방울만 나올 경우 먹는 수질에는 영향이 없지만 이미 수도관에는 심각한 문제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 '벼락치기'로 금주·금연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진을 단편적으로 인식하지 말고 연속선상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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