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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늘고 내수 활활…미국 3.9%<3분기 수정치> 성장 '단독 질주'

유가 떨어지면서 소비로 이어져
실업률 5.8%, 6년 여 만에 최저
대출도 늘어…잠정치 3.5%서 올라
지난달 양적완화 종료 시기 적절

세계 각국 경제가 죽을 쑤는데 미국 경제가 또다시 '나 홀로 성장'을 이뤘다.

연방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9%(연율: 분기별 통계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것) 증가했다고 수정치를 발표했다. 지난달 발표한 GDP증가율 잠정치 3.5%보다 0.4%포인트 높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잠정치→수정치→확정치로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된다. 이로써 2~3분기 평균 성장률은 4.25%로, 2003년 하반기 이래 6개월 성장률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파와 폭설로 성장률이 뒷걸음쳤던 1분기(-2.1%)를 제외하곤 지난해 3분기 이후 줄곧 3.5%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과 일본이 경기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중국마저 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것을 감안하면 지독한 '탈동조화'다. 미국은 어떻게 이렇게 혼자만 잘 나갈 수 있을까.

경제 구조에 힌트가 있다. 누빈 에셋 매니지먼트의 수석전략가 밥 돌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수출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경제에 해롭기는 하지만, 아주 망칠 정도는 아니다. 미국은 세계 경제와 어느 정도 단절돼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탈이 나도 끄덕 없다는 얘기다. 틀린 얘기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 경제 제재 여파에 발목 잡힌 독일의 경우 수출 비중이 46%나 되는 것이 결국 문제가 됐다.



그러나 미국이 자립형 경제라는 것만으로는 '나 홀로 성장'에 대한 설명력이 떨어진다. 본질적인 이유는 내수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3분기에 2.2% 증가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소비가 왕성해진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은 개스값 하락이다. 개스값은 24일 현재 갤런당 2달러82센트. 5개월 전보다 약 24% 떨어졌다. 휘발유 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소비자들은 다른 물품을 구매할 여력이 생겼다. 덩달아 자동차 구매는 지난 10년간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더욱 중요한 건 소득이다. 소득은 일자리에서 나오는 법이다. 실업률은 9월의 5.9%에 이어 10월에 5.8%를 기록해 2008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9개월 연속 20만 개 이상 증가했다. 1994년 이후 가장 긴 랠리다. 월간 신규 일자리가 20만 개 이상 늘면 대개 고용 시장이 개선된 것으로 여겨진다. 파트타임으로 전전하는 비정규직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수치는 미국 가계의 구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자산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주식시장은 거품이 끼여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7% 이상 올랐다. 부동산 가격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 부채는 3분기에 780억 달러가 증가한 11조7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구매, 자동차 대출, 학자금 융자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금융위기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고 필사적으로 빚을 줄여온 가계가 다시 돈을 빌려 소비에 나선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마침내 디플레이션 심리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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