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마켓 '세대 교체' 바람…소통 원활·참신 아이디어도
자바도 '젊은 2세' 부각
남가주 한미식품상협회(CA KAGRO)에 따르면 부모에서 자녀로의 바통 터치는 한마디로 트렌드다. 김중칠 회장은 "대부분의 마켓 및 리커스토어 업주들이 80년대 이민을 왔고 이제 애들이 30대 성인이 됐다"며 "이 자녀들이 활발하게 부모의 사업을 물려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최근 2~3년 사이 자녀가 부모의 가게 경영에 적극 참여하거나 실제 가게를 물려받은 경우가 15개 업소 이상은 된다"고 덧붙였다.
남가주 한미식품상협회(CA KAGRO) 사우스 챕터(회장 제임스 김) 지역에서도 이 현상은 두드러진다. 사우스 챕터에 따르면 다운타운 엘세군도의 홀리 메인 리커스토어, 캄튼 시의 LMG 리커, 호손의 코프스 리커스토어 등이 부모와 자녀 간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중이다. 이밖에 동부 챕터, 오렌지카운티 챕터 등에서도 부모와 자녀가 서로 밀고 끌며 업소를 경영하는 경우가 꽤 있다.
한미 양국 문화에 친숙하고 언어장벽도 없는 1.5세 및 2세 자녀들의 경영 참여는 1세 부모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실제 캄튼 시의 LMG 리커 같은 경우 부모와 함께 이 마켓을 운영하는 2세 돈 김씨가 원활한 의사소통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매년 한 번씩 '고객 감사행사(Customer Appreciation Day)'를 열어 고객들에게 핫도그와 타코 등을 대접한다. 또, 시간 날 때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들고 가게 인근 공원을 찾아가 노숙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이들은 인터넷 세대인 만큼 온라인에서 고객과의 소통을 이어간다. 페이스북에 생일을 맞은 고객의 사진을 올리고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는 것이다.
CA KAGRO 사우스 챕터는 내년 초 신년모임 때 대를 이어 마켓 혹은 리커스토어 경영에 나서는 1.5세 및 2세들을 초청해 이들을 격려하고 차세대 리더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우스 챕터 제임스 김 회장은 "1.5세 및 2세 자녀들은 일단 의사소통이 편하고 미국 문화 또한 잘 알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객 응대가 우리보다 더 자연스럽다. 또,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많아 고객 늘리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협회 차원에서도 이런 유망주들을 잘 이끌어 미래에는 이들이 힘을 모아 협회를 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 다운타운 한인 자바시장에서도 젊은층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인의류협회(회장 이윤세)의 이사 19명 가운데 5명이 30, 40대 1.5세 및 2세 이사고, 최근 신임 이사장 자리에는 30대 조 송 이사가 올랐다. LA 페이스 마트 상조회(회장 크리스토퍼 김) 역시 지난주 선출된 7명의 신임 이사들 가운데 2명이 30, 40대다.
한 자바시장 관계자는 "이제 자바시장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전반에 걸쳐 이민 1세대가 뿌린 씨앗을 2세들이 가꿔야 할 때가 왔다"며 "신구조화를 잘 이룬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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