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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한인 여성, 45년 만에 가족 찾았다

맨해튼 거주 일본계 혼혈 미주에 후지모토씨
뉴욕총영사관 도움으로 한국 남동생과 연락

맨해튼에 거주하는 80대 혼혈 한인 여성이 45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한국의 동생을 뉴욕총영사관의 도움으로 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장기 요양시설에 머물고 있는 미주에 후지모토(81)씨는 지난 14일 45년 만에 남동생인 한국의 이태기(74)씨와 전화로나마 재회하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1969년 서신왕래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됐던 동생과의 만남이었다.

일본 국적으로 미국 영주권자인 후지모토씨는 일제 강점기 일본에 유학 중이던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의 3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이후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후지모토씨의 부모는 안전상의 이유로 아들 셋은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으로 보내고 딸들은 일본의 시골지역으로 보내 남매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이후 한국의 남동생들 가운데 두 명은 사망했으며 홀로 남은 셋째 남동생 이태기씨와 후지모토씨는 편지로만 서로 소식을 전하며 살았다. 일본의 막내 여동생과도 연락이 두절돼 한국의 이씨만이 사실상 유일한 가족이었다.

하지만 이씨와도 69년 이후 연락이 두절됐고 일본인 남편과 결혼 후 80년대 초반에 미국으로 이민 온 후지모토씨는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살아왔다.

그러던 중 올 들어 건강이 악화된 후지모토씨가 맨해튼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외동딸 유끼씨에게 한국의 남동생과 조카들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고 유끼씨가 지난 7월 초 뉴욕총영사관에 이런 사연을 민원으로 신청하게 됐다.

민원을 접수한 총영사관 박기남 외사협력관은 관련 내용을 한국 경찰청에 보고했고 경찰청 장기실종자 추적팀장인 이건수 경위와 약 3개월 동안의 추적 작업 끝에 최근 동생 이씨와 조카 이수민씨가 경기도 광주시에 거주하고 있음을 확인해 이를 지난 13일 후지모토씨 모녀에게 통보했다.

두 사람은 이튿날인 14일 총영사관의 주선으로 3자 통역방식으로 통화를 하게 돼 45년 만에 전화로 재회했다.

후지모토씨의 딸 유끼씨에 따르면 현재 후지모토씨는 고령과 질환으로 기억력에 다소 장애가 있는 상태다. 유끼씨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일한 어머니의 가족을 찾게 돼 매우 행복하다”며 “도움을 준 총영사관에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어머니의 건강상태 때문에 한국 방문은 어렵겠지만 여건이 허락하면 최대한 빨리 삼촌과 사촌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kspark206@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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