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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은 항상 죽음 묵상해야" 강원도 평창 성 필립보 생태마을 황창연 신부 인터뷰

피하고 싶고 두려운 게 죽음
그러나 죽음 껴 아는게 용기

일찍 찾아 온 추석을 맞이한 한국의 농촌은 아직 벼가 누렇게 익지 않았고 주변의 산들도 싱그런 푸르름으로 여름 끝자락을 잡고 있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16일 서울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달려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성 필립보 생태마을을 찾았다.

황창연 신부(50)가 반갑게 맞이했다. 황 신부는 10년 전 평창강이 주변을 흐르는 평화로운 이 곳에 3만평 규모로 성 필립보 생태마을을 조성했다. 지금은 일년 평균 5만 여명이 즐겨 찾는 영적 휴식(피정 센터)의 장소로도 잘 알려졌다.

- LA 마지막 방문이 언제였나.

"4년 전 특강을 했다. 내년에 다시 한인들과 만날 것 같다. 2015년 남가주 성령대회에 강사로 초대됐다(웃음). "



- 지리를 알려고 인터넷에서 생태마을을 쳤더니 엄청 많았다.

"한국엔 3000 개 정도가 있다. '성 필립보 생태마을'로 쳐야 디렉션을 찾을 수 있다."

-입구까지 도로가 있어 차로 편히 올라 올 수 있었다(해발 300미터). 생태마을이라 해서 한 울타리 안에 있을 것으로 상상했다.

"앞에 내려다 보이는 맑은 평창강이 이 평화로운 마을을 감싸고 흐르고 있지 않나. 그리고 사방에 보이는 푸른 밭과 그 가운데 자리잡은 주민들의 집들이 바로 성 필립보 생태마을이다. 생태마을이란 이처럼 자연과 조화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무농약으로 농작한 고품질의 자연산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즉 '자연'과 '사람'을 소통시켜 주는 것이 주 목적이다(연매출액 35억원)."

-들어 오다가 즐비한 장독대를 보았다.

"20명의 직원들이 이곳에서 생산한 100% 재료로 1000가지 정도의 온갖 장 종류와 짱아지류, 기름류 등을 직접 만든다. 유기농이면서 맛이 특출해서 인기다."

-피정센터도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성당도 있는데 미사는 매일 드리나.

"64개 방으로 200명 수용 가능하다. 주일학교 학생들은 물론 개인피정도 많다. 신부님이 한 분 더 계신다. 피정 프로그램에 따라 미사와 특강을 한다. 미리 알아보면 강의와 미사를 하면서 주변의 자연을 하느님 안에서 느껴볼 수 있다."

-외부 강의 초청으로 여전히 바쁘신 것 같다.

"(웃음) 바쁘다. 2달 동안 남아프리카 공화국, 잠비아와 남미 등 7개국을 순방 및 특강을 마치고 며칠 전에 돌아왔다. 아프리카에도 생태마을을 조성하려고 준비 중이다. 요즘은 사찰에서도 초청해 주신다. 또 전라도 등 관구 시청 직원들을 위한 청국장 특강도 있었다. 환경공학을 전공한 만큼 한국 전체와 척박한 아프리카에도 꿈을 실현해 보고 싶다. '보시니 참 좋았다'고 하신 자연이 아닌가. 아름답고 유익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계속 찾고 싶다."

-요즘 강연 주제는 뭔가.

"'죽음 껴안기' '삶 껴안기'이다. 암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에도 암환자들이 가끔 찾아와 요양한다. 피하고 싶고 두려운 것이 죽음인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죽어서 지옥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큰 원인은 사후의 미지세계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 같다. 온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분이 계신데 '오죽 하면 지옥에 가겠냐'고 말해준다. 그리스도인이라면 항상 죽음에 대한 묵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슬프지 않은가.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슬퍼하는 쪽은 사실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다. 92년~97년에 죽음 직전의 상태(임사체험)에 있던 1500만명 중에서 20% 정도가 죽은 상태를 경험했는데 이중 대부분이 죽은 후가 행복했다고 진술했다. 예수님은 죽은 자는 죽은 자들에게 맡기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살아있는 상태에서는 도저히 죽은 후의 세계를 알 수 없음'을 의미한다. 알 수 없는 것을 두고 슬퍼하지 말고 살아 있을 때 그 삶을 100% 껴안고 즐길 수 있는 용기가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믿음이 아닐까."

- 자식에게 돈 남겨주지 말고 노후를 즐겁게 살라는 메시지의 결실이 있나.

"나름 있다고 본다(웃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중에 하나다."

평창 성필립보 생태마을=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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