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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 페이스' 우즈, 허리 부상 인정한 뒤 중도 하차

올시즌 일찌감치 접은 골프 황제
기록 경신 욕심ㆍ스폰서와 약속
부상 참고 출전 강행하다 악화

티샷을 하고 나서 타이거 우즈(38)는 허리를 부여잡고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절뚝거리며 150야드쯤 걸어가다 그만 뒀다. 지난 3일 오하이오주 애크론의 파이어스톤 골프장에서 벌어진 WGC(월드 골프 챔피언십) 브릿지스톤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우즈는 "2번홀 심한 경사지에서 샷을 한후 몸이 벙커에 빠졌는데 이후 통증이 나타났고 사라지지 않았다. 허리 전체가 아프다. 어떤 상태인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즈는 기권한 후 SUV 자동차 트렁크에 걸터앉아 신발을 벗으려다 통증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캐디의 도움을 받고 겨우 스파이크를 벗을수 있었다.

그와 함께 라운딩한 버바 왓슨은 "우즈가 파3인 5번홀에서 65야드나 짧은 샷을 치는 등 허리가 아픈 것을 감안해도 우즈답지 않은 샷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당시 문제는 상당히 심각해 보였다. 우즈는 지난 3월 혼다 클래식에서도 허리 때문에 경기중 기권한 후 수술을 받았다. 이때문에 매스터스ㆍUS오픈에 참가하지 못했다.

또 우즈가 PGA 챔피언십에 나오리라고 예상한 사람도 없었다. 우즈는 뜨거운 8월초에 2014년과 차갑게 아듀를 하는듯 했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돌아갔다. 우즈의 캐디 조 라카바가 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켄터키주 루이빌 인근의 발할라 골프장에 나타나 코스를 체크한 것이다.

라카바는 "우즈로부터 대회장에 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의 캐디가 움직였다는 것은 우즈가 대회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캐디는 독단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특히 우즈의 캐디는 보스의 허락 없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다.

PGA 챔피언십 컷오프 탈락

우즈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PGA 챔피언십 출발시간을 올렸다. 출전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골프 관계자들은 그래도 설마 설마 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는 BBC에 "안타깝지만 시즌을 마감하더라도 100% 건강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충고했다.

우즈는 경기 직전 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갤러리와 기자들이 그를 따랐다. 우즈는 스티브 스트리커와 함께 9홀을 걸어서 돌며 연습라운딩을 했다. 간이 인터뷰도 했다. "통증은 없다"고 했다. 그를 기권하게 한 허리 부상에 대해서는 "엉치뼈가 페어웨이 벙커에 빠질 때 탈구됐다. 뼈를 원 위치로 복구시키고 나서는 아무런 통증이 없다. 경련은 수술 부위와는 관계없고 진통제가 필요 없이 소염제만 복용할 정도로 통증이 사라졌다. 원래의 스피드와 파워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다시 부상을 당할 염려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분명히 있다. 벙커에 빠지면 안 된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우즈는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 3오버파 74타를 쳤다. 2라운드에서도 3오버파를 치면서 하위권으로 컷오프 탈락했다. 그가 프로가 된 후 메이저에서 4번째 컷탈락이었지만 성적은 둘째 문제였다. 진짜 문제는 다시 허리였다.

그가 2라운드 중 허리 때문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였기 때문. 이를 본 우즈의 과거 코치 부치 하먼은 "전반 9홀 내내 그의 허리가 아픈 것처럼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몸으로 무리하게 후반 9홀까지 경기를 치른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존 데일리 빼고 최다 기권

대회중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면 우즈는 일찌감치 경기를 그만뒀어야 한다. 브릿지스톤에서 허리를 삐끗한 후 우즈는 6홀을 더 돈 후에야 경기를 포기했다.

우즈로선 우승권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경기를 끝마친다 해도 사실상 얻을 게 없었다. 일부 팬들이 "우승을 못할 것 같으니까 경기를 포기했을 것"이라고 빈정대겠지만 큰일을 위해서는 그런 소리에는 귀를 막아야 한다. 우즈는 그냥 경련이라고 했지만 건강한 허리에 경련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수술 후 4개월도 안됐고 허리에서 이상 신호가 오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경기를 계속해야 할 이유는 없다. PGA 챔피언십에서도 허리 때문에 생긴 통증으로 다리를 절뚝이며 끝까지 경기를 마친 것은 무모해 보인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에서 심각한 무릎부상으로 다리를 절뚝이며 연장 18홀과 재연장까지 총 91개홀을 돌면서 경기했고 우승했다. 우즈는 자신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꼽는다. 그러나 그로 인해 생긴 수술과 부상 등으로 우즈는 이후 메이저 우승을 못했다. 장타를 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고 그러다 부상을 당하는 것을 스포츠 스타의 훈장 정도로 생각했다.

우즈는 2010년 이후 다섯 번째 기권을 했다. 공이 잘 맞지 않거나 기분이 나쁘면 그냥 집에 가곤 했던 존 데일리를 제외하곤 가장 많이 기권한 셈이다. 기권하려고 해서 나온 기권이 아니고 기권을 하지 않으려다 생긴 기권이다. 몸에 무리가 가는 강력한 스윙-이로 인한 부상-수술-무리한 출전-부상 재발-수술의 패턴이 계속되면서 생긴 결과다.

우즈의 갈 길은 바쁘다. 해는 저물어 오고 로리 매킬로이는 파죽지세로 쫓아온다. 그러나 건강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우즈는 지난 6월 "충분히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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