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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전환점] 엔지니어→막노동→할리우드 스턴트맨 '인생 유전'

격투기로 페루 사로잡은 한인
홍보 대사역 맡은 권영철씨
청소년 선도 적극 나서기로

엔지니어가 막노동판을 전전하고 스턴트맨이 됐다가 격투기 챔피언으로 거듭나고 이제는 청소년 선도 활동가로 변신한 사람이 있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주인공은 고려대 화공과를 졸업한 권영철(영어명 롤린.사진)씨다.

한인사회 보다는 주류사회에 무술인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그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 대학시절 유도나 태권도를 전공했으려니 했던 사람들도 그가 대학졸업후 KIST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던 과거를 믿기 어려워 한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요. 28세였는데요. 그렇게 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줄 알았으면 안왔을지도 모릅니다."

막노동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평소 운동에 열심이었던 덕분에 할리우드에서 스턴트맨을 하게 됐고 그의 무공(?)에 매료된 매니저를 가르치게 됐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는 달랐다. 새로운 것에 도전을 했다. 계기야 어떻든 40세에 무술대회에 출전하면서 프로 격투기 선수를 시작했다. 격투기라는 것이 원래 싸움 좀 하던 사람들이 하는 것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격투기선수로는 환갑이 넘은 그의 도전.



몸을 다쓰는 풀 컨택 대회에서 그는 21전 19승 1무 1패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는 3번의 챔피언십을 포함하는 것이다.

덕분에 할리우드 도장이 매우 잘 됐다. 수강생은 말 그대로 구름처럼 몰려왔다. 하지만 운명은 종합무술인으로서 권씨의 삶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후배에게 도장을 하나 맡겼다. 정말 아끼는 후배였는데 총상을 입고 숨졌다.

"흑인 청년이 와서 시비를 걸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무술이 뛰어나면 총도 피할 수 있냐고. 후배가 하도 시달려서 그렇다고 했다죠. 그리고는 총탄을 맞았습니다."

소문은 권씨가 총탄을 피하지 못하고 죽었다고 났다. 본인은 멀쩡하지만 갑자기 할리우드를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후배가 죽고나니 그렇게 많이 맞으며 버텼던 제가 문득 두려움을 알게 됐습니다. 미안하기도 했고요."

1989년, 그는 베이커스필드로 낙향했다. 큰 땅에다가 민속촌을 지어보고 싶었다. 체육관을 판 돈으로 새 출발을 결심했다. 말과 거위, 염소를 길렀다. 하지만 또다시 세상은 그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불과 2년도 안됐을때 베이커스필드에 체육관을 시작했다. 1만5000스퀘어피트의 넒은 도장은 불과 1년만에 300명의 제자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충분히 제자를 가르치고 운동에 전념하다 2002년에야 도장을 접었다.

여기까지가 과거다. 그는 최근에 페루 관광부 초청으로 그곳을 다녀왔다. 그는 페루를 위해서 홍보 및 청소년 선도대사 역할을 맡기로 했다. 현지 TV프로그램에 잘 소개 된 덕분에 유명해져서 얻게 된 기회다. 치안과 인프라가 미흡해서 마추피추나 쿠스코 같은 잉카제국의 뛰어난 문화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던 페루 정부는 그에게 무술을 통해 몸과 정신을 마약이나 폭력으로 부터 벗어나게 하는 청소년 선도는 물론 관광 홍보에도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후배에게 총을 쐈던 정신나간 총잡이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제가 남은 여생을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는 오는 9월말에서 10월초에 페루에서 대규모 무술 시범을 계획하고 있다. 그래서 페루를 함께 도울 무술 사범들도 모집하고 있다. 향후에 궁극적으로 종합 무술학교도 세워 세상을 바꿔볼 생각이다.

▶문의:(323)866-9223 (WFCC 최희라 사무총장)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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