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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생쥐' 일본서 탄생…지구 150배 방사선 견뎠다

우주정거장서 9개월 보관한 정자
지상 난자와 수정 … 57마리 태어나

DNA 손상 없이 우주서 정자 보존
미래 우주기지 가축 번식 가능성


우주의 강한 방사선을 견뎌낸 '우주 생쥐'가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일본 야마나시 대학 와카야마 연구실은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장기간 보관한 생쥐의 정자와 지상의 암컷 난자를 인공 수정시켜 새끼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국제 우주정거장의 방사선 양은 지상의 약 150배에 이른다. 우주 방사선에 노출된 어류나 양서류의 번식 성공 사례가 있지만 포유류는 처음이다. 일본 언론들은 31일 인류의 미래가 펼쳐질 우주에서 포유류 정자를 보존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야마나시 대학 생명환경학부 와카야마 테루히코(번식생물학) 교수는 그의 부인 사야카 특임 조교와 함께 실험을 주도했다. 우주 방사선이 포유류의 생식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실험에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참여했다.



와카야마 교수는 먼저 자신이 개발한 방식으로 생쥐 12마리의 정자를 동결 건조시켰다. 이번 실험의 핵심 기술이다. 그리고 지난해 8월 무인 우주 보급기 '황새'에 실어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보냈다.

건조 상태의 정자는 '희망'이라고 이름 붙여진 일본 실험동의 냉동고 안에 9개월 간 보관됐다. 우주 공간에서 정자의 DNA가 손상될 지 여부가 관심사였다. 연구팀은 올해 5월 우주 방사선에 노출된 생쥐의 정자 일부를 미국의 보급기가 지구로 돌아올 때 가져왔다. 그 다음 지상에 있던 생쥐 암컷의 난자와 인공 수정을 시킨 뒤 암컷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1년여 동안 진행된 실험 결과는 성공. 지난 29일까지 '우주 생쥐' 57마리가 태어났다. 연구팀은 새끼들이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DNA에 눈에 띄는 손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출산율도 지상에서 보관한 생쥐의 정자를 인공 수정시켰을 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와카야마 교수는 "우주 방사선이 생식 세포에 미친 영향은 없었다. 소와 같은 가축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실험은 100년, 200년 후를 내다 본 기초 연구"라며 "인간이 우주에서 생육하고 대를 이을 수 있을지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실험은 계속된다. 이번에 태어난 '우주 생쥐'의 번식 능력과 수명을 추적 조사하는 게 첫 번째다. 유전자의 변이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지금 당장엔 문제가 없지만 후대에서 방사선 피해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제 우주정거장에 남아있는 생쥐의 정자를 내년과 내후년 추가로 지상으로 가져온 뒤 인공 수정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우주 방사선의 노출 시기를 달리해서 실험하는 것이다. 사야카 특임 조교는 "우주 기지가 미래에 건설될 경우 가축의 번식도 필요하다"며 "우주에서 포유류의 정자를 보존하는 게 문제가 없다는 건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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