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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 Story] 컴퓨터·스마트폰 배우며 '회춘의 재미 네트워크'

'스마트 라이프 시니어' 모임…20여 명 '공부방'
20세이든 80세이든 "배움을 그만둔 자가 노인"

"스마트폰이 6070 세대를 스마트하지 못한 사람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그 굴레를 벗어야 된다고 결심했죠."

1년 전 일이다. 김정남(78세)씨를 비롯한 서너명의 70대 한인들은 정보시대의 소외 계층 탈출을 결심하고 모임을 하나 만들었다. 젊은 사람들이야 스마트폰의 기능을 익히고 사용하는 것이 쉬운 일이지만 시니어들에게는 절실한 문제인 탓에 스스로 해결해 보자는 취지였다.

"처음에는 자녀나 손자에게 가르쳐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두 번은 가능하지만 그 후가 문제더라구요. 매번 따라다닐 수도 없고 바보 취급은 안해도…"

자꾸 묻다보면 마치 '할아버지는 이것도 몰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했단다.



이미 인터넷을 이용해서 이메일도 보내고 웹서핑도 할 줄 알지만 스마트폰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우리 시니어들은 4고가 있습니다. 질병과 정신적 고독, 경제적 빈곤, 그리고 사회적 고립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알면 많은 위로가 되지요"

모임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또 있었다. 한국에는 동네마다 주민센터에 컴퓨터 연습실이 마련돼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반해 미국에는 그런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부러워 하기만 하면 지는 거라고 누가 말했던가. 그래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학습 모임을 만들었다. 스마트한 라이프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되자고 모임 이름도 '스마트 라이프 시니어'다.

그런데 올해 초 뉴욕 맥도널드에서 한인 시니어들을 문전박대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시니어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모임의 리더격인 김씨는 "뉴욕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맥도널드 사건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장소를 물색해 지난 2월에 사무실을 얻었다"고 말했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평소엔 사무실로 쓰고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교실로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교육, 초보자를 위한 컴퓨터 기초도 가르치고 배운다. 현재 모임의 회원은 20여명. 십시일반 강사비와 사무실 유지를 위해 월 20달러의 회비를 받고 있다.

"시니어들은 세상을 충분히 아는 사람들입니다. 눈이 좀 침침하지만 스마트폰을 제대로 쓸 만큼 충분히 스마트하고요. 누구에게 우리를 돌봐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비록 늙어서 미약해 보이고 부족해 보이지만 우리 스스로 모임을 끌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스마트 라이프 시니어들은 2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지식을 활용하는 봉사활동을 찾고 있다. 두 번째는 처지가 같은 다른 시니어들이 스마트폰을 더이상 두려워 하지 않게끔 문호를 개방했다.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를 교육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교육 계획을 잘 세우고 수업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명의 시니어라도 더 가르쳐야죠."

▶문의:(213)598-5096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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