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최민식의 압도적 존재감…할리우드가 반했다

영화 '루시' 오늘(25일) 개봉
뤽 베송 감독·스칼렛 요한슨 주연

영화 '루시(Lucy)'는 뤽 베송 감독의 영화다.

'레옹' '제5원소' '니키타' '택시' '그랑 블루' 등으로 유명한 뤽 베송 감독은 '루시'를 통해 조금도 녹슬지 않은 연출력을 자랑한다. 특유의 스타일리시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과학적 가설을 소재로 흥미진진하면서도 일견 현학적, 철학적이기까지 한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펼쳐보이는 솜씨 등은 여전히 건재하다.

다른 한편 '루시'는 스칼렛 요한슨의 영화이기도 하다. 이 시대 할리우드의 가장 '핫'한 여배우 중 하나인 그녀는, 타이틀 롤인 루시 역을 맡아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며 '원 우먼쇼'에 가까운 장악력을 보여준다. 특수한 약물로 인해 평범한 인간의 뇌 사용 수준인 10%를 훌쩍 넘겨, 100%까지 진화해가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능력의 존재로 변해버리는 루시의 모습은 스칼렛 요한슨의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자신의 신체를 완벽히 통제할 수 있는 뇌 용량 20%의 수준에서 뿜어내는 광기어린 발작에서 시작해 주변의 모든 사물과 상황을 제어 가능한 40%의 상황에서 뿜어내는 에너지, 타인의 행동까지 조절할 수 있는 60% 수준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괴기, 마지막으로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되는 100%에 이르렀을 때 표현해내는 초월적 카리스마까지, 그 넓은 감정과 상황의 스펙트럼을 스칼렛 요한슨은 무리 없이 넘나들며 스크린으로 옮겨 낸다.



그리고 또 한 명, '루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배우 최민식이다. '루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인 최민식의 첫 할리우드 출연작이다. 최민식은 영화에서 무시무시한 범죄 조직의 두목 미스터 장 역을 맡았다. 뇌 활동량을 촉진하는 특수 약물을 루시의 몸속에 넣어 운반하려다 사고로 이 물질이 루시의 몸속에 퍼지며 그녀가 예상치도 못했던 힘을 가진 존재로 진화해가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되찾으려 돌진해 나가는 악역이다.

영화 속 최민식의 비중은 상당하다. 주인공 루시인 스칼렛 요한슨, 그녀를 돕는 박사 역의 모건 프리먼에 이어 세 번째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만큼 중요한 역할이다. 최민식은 영화에서 모든 대사를 100% 한국어로 처리한다. 일부 장면에선 자막도 나오지 않는다. 루시가 미스터 장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채 통역을 통해 그 뜻을 전달받는 상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묘사해 전달하기 위한 감독의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관객들은 미스터 장이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의 뉘앙스를 받아들이며 웃고, 압도당하고, 전율한다. 언어를 넘어서는 최민식의 존재감과 연기력 덕이다.

유니버설 픽처스 측이 제작과정을 소개한 자료를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뤽 베송 감독은 최민식을 이 역할에 캐스팅하기 위해 직접 한국까지 건너가 그를 설득했다. 한국어로 대사를 할 수 있게 배려한 것도, 영어 연기나 해외시장 진출에 전혀 관심이 없는 최민식을 설득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늘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 내가 지금 할리우드에 가서 뭐하냐"고 입버릇처럼 말해오던 최민식도 뤽 베송 감독의 정성에 마음을 돌렸다.

"연기를 시작했던 젊은 시절부터 뤽 베송의 영화를 즐겨 보곤 했다. 그의 영화는 늘 좋은 영감이 돼 줬다. 자연히 그와 함께 일하는 건 어떤 경험일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세트에서는 어떻게 연출을 할까, 사람들의 정신 세계는 어떨까, 현장은 어떤 분위기일까 궁금했고 그 호기심이 날 '루시'로 이끌었다."

뤽 베송 감독은 "최민식에게 완전히 매료됐다. 내가 지금껏 만나 본 배우들 가운데 최고다"라고 할 만큼, 최민식과의 작업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가 연기한 미스터 장에 대해서도 "'레옹'에서 개리 올드먼이 연기했던 캐릭터 이래로 최고의 악당이 탄생한 것 같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스칼렛 요한슨 또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 최민식에게 극찬을 보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영적으로는 충분히 의사소통이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민식은 표현력이 굉장히 빼어나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탄이 나는 배우였다. 존재감도 너무나 강렬해 불가사의할 정도였다. 미스터 장은 그저 아주 악하고 나쁜 캐릭터로 비칠 수 있지만, 최민식은 그 단순한 캐릭터에도 여러 얼굴을 더해줬다."

영화 '루시'는 오늘부터 북미 전 지역에서 개봉된다. 등급 R.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