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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매화꽃보다 탐스러운 매실 네가 더 좋더라

아침이슬처럼 가지마다 송글송글 매실이 맺혔다. 파릇한 것이 흐뭇할 만큼 탐스럽다.

매실 철이다. 싱싱한 매실을 만날 수 있는 건 일 년 중 딱 이맘때 뿐이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길어야 4주 정도다. 이 시기를 놓치면 한해를 다시 기다려야 하니 매실을 구하려는 한인들이 몰린다.

이번 주말부터 매실농장들이 일제히 수확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지난 20일 수확을 앞둔 빅토빌·필랜지역의 매실농장을 찾았다. 이 지역에는 40여 개의 한인농장들이 모여있는데 이중 70% 정도가 적게는 200~300주부터 많게는 1000주 이상의 매실을 키우고 있다.

처음 찾은 곳은 필랜 초입에 있는 사철농장. 매실 외에도 철마다 다양한 과실을 수확하고 있지만 이달 초 내린 늦서리에 매실 수확은 애초에 접었다고 이 농장주인 정운백씨가 말했다. 실제 서리 맞은 매실은 가지만 살짝 흔들어도 우수수하고 떨어져 내렸다. 그는 대신 고개 너머 있는 농장들은 괜찮다며 길을 안내하겠다고 함께 나섰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필랜 다운타운에서 가까운 에덴농장이다. 농장에 들어서자 순하게 생긴 흰둥이 풍산개가 먼저 맞았다. 커다란 소나무 밑에 평상을 둔 이 농장은 작은 규모로 한국 시골 같은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해 수확한 매실 액기스로 만든 매실주스를 얼음까지 동동 띄워 내왔다. 시골인심이다.

6년 전 은퇴 후 농장을 시작했다는 이종구씨는 "이번 주말부터는 매실을 딸 수 있다. 매실도 구입하고 피크닉도 함께하며 쉬다 가라"며 "매실을 어느 정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는 집에서 키운 토종닭도 잡아 주겠다"며 전했다.

이 농장에서 동북쪽으로 10마일 더 간 빅토빌에 있는 리앤매실농장은 1200주를 키우고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농장이다.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리앤 존슨 씨는 직접 매실 장아찌 담그는 법을 상세히 알려주기도 했다.

그는 "엑기스를 담글 때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장아찌를 담그려면 알이 큰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장에 찾아오면 아침에 바로 수확한 싱싱한 매실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매실농장에서는 직접 고객들이 따게 하지는 않는다"며 "지난해 직접 따게 했더니 가지를 다 찢어놔서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북쪽으로 20마일 떨어진 엘 미라지 농원을 운영하는 한문석씨 역시 이번 주 수확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그는 "매실을 키우는 데는 물이 중요한데 샘물이 있어서 물을 풍부하게 줘서 매실을 실하게 잘 자랐다"고 전했다.

농장주들에 따르면 이 지역 매실은 고산지대에서 자라 다른 지역에 비해 당도가 높고 퀄리티도 좋은 편이다. 매실농장들 대부분은 매실 외에도 매실진액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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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농장표 매실엑기스 담기

매실을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설탕과 1:1 비율로 담는데 매실 켜켜히 설탕을 뿌려주고 맨 위에는 매실이 보이지 않게 설탕을 올려줘야 공기를 차단할 수 있다

▶100일 정도 발효를 시키는데 설탕이 바닥에 가라앉지 않도록 중간 중간 흔들거나 저어줘야 한다

▶100일이 지나면 매실을 빼내고 2차 발효시킨다. 이때 빼낸 매실에 술을 넣으면 매실주로 먹을 수 있다.

리앤농장표 매실장아찌 담기

매실을 깨끗하게 씻어 간간한 소금물에 하루 정도 담가놓는다

▶매실이 살짝 절여졌을 때 1~2파운드 정도 되는 플라스틱이나 나무 망치를 이용해 매실을 가로로 때려 깨준다(소금에 절이지 않으면 매실이 쪼개질 때 으깨져 모양이 좋지 않다)

▶쪼갠 매실을 먹기 좋게 썰어서 매실과 설탕을 7:3 비율로 버무린다. 열흘 정도 후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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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농장 알아보니…

매실농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다른 과실에 비해 수익이 높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빅토빌·필랜지역 영농조합에 소속되어 있는 40여 개의 한인농가 중에 상당수가 매실을 키우고 있다.

이들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실은 다른 과일에 비해 수익이 높은 편이다. 올해 책정된 매실가격은 파운드당 6~8달러. 마켓에서는 10달러에도 판매가 되다 보니 귀농을 계획하고 있는 한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필랜지역의 농장주들에 따르면 5~6년된 성목 한 그루당 많게는 150파운드 정도의 매실을 수확할 수 있다.

하지만 매실이 계속해서 수익사업으로 인기를 끌지는 아무도 장담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필랜에서 농장을 하고 있는 관계자는 "매실농장이 포화상태 같다. 이제 매실농장을 시작하면 5년 정도는 돼야 수익이 날 수 있는데 5년 후에도 이 정도의 수익이 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주생활협동조합의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매실을 재배하는 분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주생협에 따르면 올해 매실가격은 생산자도 늘어난데다 날씨도 좋아 가격이 지난해 비해 1달러 정도 떨어진 상태다.매실재배가 늘고 있는 데는 매실이 다른 과실에 비해 관리가 수월하다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농장주들은 "매실은 다른 과일들은 새 등 날짐승들에 의한 피해가 적은 편이다. 쌉사름하고 단단해서 거의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매실농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많다는 입장도 없지 않다. 한 관계자는 "가정에 판매하는 것 말고도 상업용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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