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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문 활짝…"갈 곳 없는 청소년은 오세요"

청소년 홈리스의 쉼터 '커버넌 하우스'

LA보호소 24시간 핫라인
4만여 길거리 청소년 구해
보호소 도움으로 명문대 졸업
29세 한인여성은 자랑거리
기부자들에 감사 이벤트로
내달 6일 갈라 행사 준비


경계심 가득한 눈빛의 한 아시안 소녀가 커버넌 하우스 벨을 누르고 들어온다. 한달 전 아웃리치 담당자가 할리우드 지역의 선셋 불러바드를 하염없이 걷고 있던 이 소녀를 처음 만난 지 한달 만이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이 소녀는 올해 19살 된 홈리스다.

LA한인타운 인근 웨스턴 애비뉴와 페른우드 애비뉴 코너에는 있는 커버넌 하우스는 청소년 홈리스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곳이다. 갈 곳 없어 방황하는 18~21세 청소년 홈리스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1년 365일 문을 열어 둔다.

커버넌 하우스의 아웃리치팀은 매일 밤 밴에 담요와 음식을 싣고 LA지역 곳곳을 누빈다. 길거리에서 서성거리는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위해서다.



멜라니 메리언스 언론 담당자는 "아웃리치팀의 밴은 세상과 등진 아이들과 관계를 이어주는 끈이다. 성폭행, 구타 등이 만연한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사람도 두려움과 경계의 대상이 된다. 밴을 통해 도움의 손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아이들은 스스로 커버넌 하우스를 찾아 온다"고 말했다.

불우한 가정 환경 탓에 12살 때부터 길거리에서 살았다는 임수희(29·가명)씨는 커버넌 하우스의 자랑이다. 그는 1996년 보호소의 도움을 받아 UC버클리에 입학,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했다. 얼마 전부터는 LA에 자리를 잡고 시간이 날 때마다 커버넌 하우스를 찾아 예전에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이곳을 찾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임씨는 "고등학교 다닐 때 길거리에서 살았지만 내가 홈리스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교회나 보호소, 길거리에서 씻고 자고 했는데 깡패나 도둑을 만나는 일이 허다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성폭행이나 폭행 등을 피하려면 쉬지 않고 계속 길을 걸어야만 했다. 그러다 우연히 커버넌 하우스를 알게 됐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곳에서 다시 한번 새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24시간 핫라인 '나인나인(1-800-999-9999)'으로 걸려온 응급전화를 통해 4만595명의 청소년이 구조됐으며 1만175명의 어린이와 4만5236명의 청소년의 병원 치료를 받았다.

조이스 김 아시안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매년 5000명의 홈리스 청소년들이 갱에게 구타를 당하거나 병, 마약, 술로 목숨을 잃고 있다"며 "24시간 핫라인으로 전화를 하면 아이들을 구출하러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버넌 하우스는 내달 8일 기부자에 대한 감사 이벤트로 '커버넌 하우스 26주년 갈라 행사'를 연다.

갈라 티켓 및 학생과 어른 봉사자, 청소년 홈리스 기부 문의는 이메일(joycehkim@coldwellbanker.com)을 통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이수정 기자

☞커버넌 하우스는=39년 역사의 커비넌 하우스 청소년 홈리스 쉘터는 미국과 캐나다, 라틴아메리카에 22개의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기관이다. 가주에는 LA(1325 N. Western Ave, Hollywood, CA 90027))와 베이 지역(200 N. Harrison, Oakland CA 94507) 2곳이 있다. 13~18세 미만의 학생들은 치료를 받고 다른 기관으로 옮겨진다. 18세 이상부터는 이곳에서 최대 2년까지 요리나 음악, 영화제작 등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학교도 다닐 수 있다. LA보호소의 최대 수용 인원은 120여 명. 지난 1988년 설립 이래 지난 25년간 총 17만 명의 청소년들이 다녀갔다. 전국적으로는 100만 명 이상의 청소년 홈리스들이 커버넌 하우스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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