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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알토스벤처 김상백사장: MBA삼총사가 모여 '의기투합'

2002 실리콘밸리 코리아 아젠다(2)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내로라 하는 벤처캐피틀이 모여 있어 돈 줄로 알려진 샌드힐가. 샌호세에서 280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스탠퍼드대 표지판을 뒤로하고 조금 더 달리면 언덕을 따라 보이는 길이다.그 곳에서 ‘2882 Sand Hills,Palo Alto,California’라고 쓰여진 건물을 찾았다.따가운 햇볕으로 그늘을 찾는 날씨에 정문 앞에는 시원스럽게 물을 뿜는 분수와 푸르게 자란 잔디들이 취재팀의 목마름을 달래 주었다.

‘알토스 벤처’. 스탠포드대 MBA서 만난 3명 30대 젊은이들이 의기 투합해 세운 한인 벤처캐피탈.

부모의 무일푼 이민으로 미국 땅을 밟은 5살 짜리 어린이에서 1억5천만 달러의 자금을 굴리는 회사를 맡고 있는 브렌든 김(35·김상백)사장, 30조 달러 자본금으로 움직이는 초대형 벤처캐피틀인 트리티니 벤처에서 통신 및 소프트웨어분야 투자 담당자였던 남호동 파트너,미국의 자존심이라 하는 육국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를 졸업한 뒤 주한 미군 장교로 한국서 근무하다 벤처 업계에 뛰어든 김한준 파트너.

삼국지에 도원결의로 맺어 중국 대륙을 휘 젖는 유비와 관우,장비의 분위기 그대로다.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알토스 벤처에 들어서자 김 사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남 파트너 방문엔 ‘샌프란시스코 출장’,김 파트너 쪽엔 한국 출장’ 간판이 각각 걸려 있었다.가장 안 쪽에 자리 잡은 김 사장 방을 들어서자 책상 위에는 여기 저기서 투자 상담을 요청하려고 보내온 우편봉투나 팩스,e-메일로 가득했다.한쪽 구석엔 그가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맡고 있는 한미기업가협회(KASE)회장직 명함도 놓여 있었다.

“이 곳에 나보다 더 훌륭하고 성공한 어른들이 많은데,이거 겸연쩍네요.더구나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장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요.”
간곡한 취재팀의 인터뷰 요청에 얼굴이나 보자고 했다는 게 김 사장의 첫 인사다.그러나 지난 시절을 묻자 주마등처럼 떠오르는지 이야기를 쉽게 꺼냈다.

5살이던 1972년 부모을 따라 여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왔단다.첫 정착지는 워싱턴 D.C.

무작정 태평양을 건너 왔던 아버지는 가구 배달과 청소업, 어머니는 이웃 아기들을 보살피는 일에 뛰어 들었다.2년 뒤 미국 생활에 자리가 잡혀 로스앤젤레스로 삶 터를 옮기면서 그의 부모는 그 동안 소홀했던 자식 교육에 전념했다는 것. 좋은 학군을 찾아 3번이나 이사를 할 정도로 하는 등의 열성을 보인 탓에 그는 미국 최고 대학(아이비 리그)인 프린스턴대에 들어간다.전공은 퍼블릭 & 인터내셔널 어페어(Public & International Affair) 졸업 후 비즈니스맨으로서 성공을 위해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국 5대 재정회사인 쿠퍼스 앤 라이브랜드사에 컨설턴트로 입사했다. 3년 간 경력을 쌓자 전문경영인(CEO)의 꿈을 쫓아 첨단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그것도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스탠퍼드 대학원을 찾았다.

2년 과정의 MBA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스탠퍼드대 경영학 교수이자 실리콘밸리 학계 대부인 황승진 교수를 만나서다.

“1996년 황교수님으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동양그룹에서 실리콘밸리 투자를 추진하면서 CEO를 찾고 있다는 거죠.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동양에 사업안을 제시해 알토스를 탄생하게 했습니다.”
자신은 의외로 운이 많이 따르는 행운아라고 전하는 그는 “당시 스탠포드 MBA에서 남호동·김한준을 만난 것도 바로 인생의 큰 전환점”이라고 말한다.

알토스 벤처스에 없어서는 안될 또한명의 인물이 바로 삼국지의 믿음직한 관우와 같은 남호동.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서플라이 체인, 통신 기업에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지난88년 미국 사립 명문대 하베이 머드대를 졸업 한 뒤 당당히 세계적인 자문회사인 베인 & 컴퍼니 합동 컨설팅사에 취업,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후 10조달러 이상을 창립벤처사에 투자하고 있는 트리티니 벤처스에 스카우트돼 분석가로 나서는 한편 각 벤처사의 기획관리 및 경제구조를 전환함으로써 경상이익을 창출하는 등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어 94년 세계적인 기업 실리콘 그래픽스사에서 제품매니저로서 대횔약을 펼치다 알토스벤처의 창립에 뛰어들게 됐다.

김한백(브랜든), 남호동과 함께 스탠퍼드대학 경영학과 동기생이며 듬직한 성격의 소유자 장비와 같은 김만준씨.

그는 지난 87년 미국 웨스트 포인트 사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뒤 한국과 세계전역을 누비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미육군성의 주목을 받았던 인물.

브랜든 김과 함께 지난 93년 프록터 & 갬블사에서 전략 기획 및 자금 지원을 담당하면서 제품의 가격책정의 전략을 세워 회사 발전의 원동력을 일으켜 실리콘 밸리의 떠오르는 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동양그룹의 지원을 받은 알토스벤처는 지난 6년 간 성공과 좌절을 함께 맞봤다.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진 97년부터 2000년 초까지 벤처 산업의 급 물살을 타고 맥킨시 & 컴퍼니 등 내로라 하는 미국 벤처 캐피틀들과 함께 등에 투자해 상당한 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 경기가 곤두박질하면서 지금은 동면기에 들어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요즘엔 회사에 투자하신 분 뵙기가 미안해요.경기 탓인데도 괜히 얼굴을 못 들겠고.특히 현재현 동양 회장님에겐….”
인터뷰를 극구 피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집을 보고 싶다고 하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에서 10분 거리인 산카를로스 시에 있는 그의 자택으로 자리를 옮겼다.단층 하우스로 2000년 6월 80만 달러에 샀단다.평범한 집 모습에 취재팀이 의외로 놀라자 “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치부한 일은 없으니까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입구에 들어서자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부인 김신현정씨와 사이에 딸 유미(2002년 4월 5일생)가 있다.UCLA 약대 출신인 아내는 오클랜드 카이저 병원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다 출산 휴가로 6개월간 쉬는 중이다.

“요즘엔 유미 보는 맛에 살아요”라고 말하는 김 사장은 이민 1.5 성공 한인에 맞지 않게 다소 고지식하다 볼 철학이 있다.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알려주신 어른 공경이 담긴 한국의 예의범절 문화다.또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기본이다.

김 사장은 “학교를 다니면서 영어와 가까워지면서 한국어를 까 먹을 때도 있었으나 한국 말로 묻고 답하지 않으면 부모들이 대꾸도 하지 않아 스스로 배웠다”고 말한다.

이원호·차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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