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취업 면접, 그것이 알고 싶다

[LA중앙일보] 02.18.13 21:54
12일 중앙일보 회의실에서 한인(한국) 기업·기관과 한인학생들간의 가상채용면접을 벌였다. 면접관들이 앞에 앉은 지원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미은행 마크 윤 부행장과 그레그 김 부행장, CJ아메리카 인사담당 조성현 스페셜리스트와 정훈구 팀장, 코트라 최인영 과장.
지난 1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LA무역관과 CJ아메리카, 한미은행 채용담당자와 취업동아리 코잡스(KOJOBS) 소속 UCLA와 USC 학생들이 본지 제안으로 가상 면접을 봤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학생들에게 기업들의 실전 면접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고 한인 및 한국 기업과 기관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접하도록 한 취지에서다.면접 내용과 면접 담당관들의 조언 등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단정한 정장 차림의 지원자 4명이 면접관 앞을 지나 자리에 앉았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가지런히 손을 모았다. 얼굴은 약간 상기돼 있다. 가상 면접이지만 모두가 진지했다.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은 실업률(8.5%)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에 살고 있는 청년들의 절실함이 묻어났다. 1시간여 진행된 가상 면접은 30초~1분의 간단한 자기 소개 후 면접관들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Q. CJ 정훈구 팀장: 장준혁씨 이 자리에 같은 분야의 후배(한명희)가 나와있다. 회계 전공이라는 측면에서 후배에게 조언해 줄 게 있나.

A. 장준혁: 회계라는 게 수업에서 배우는 것과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다르다. 수업에서 느낀 것으로 진로를 결정하기보다는 작은 회계사무소에서라도 경험을 쌓고 또 적성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나 역시 지난 여름 작은 회계사무소에서 인턴을 하면서 적성에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완전히 진로를 선택하기 전에 학교 밖에서 경험을 가져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정 팀장은 면접자에게 후배에게 조언해줄 것을 부탁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전공에 있어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면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장준혁씨는 이 대답을 통해 자신이 이 분야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표현할 수 있었다.(이하 ▶표시는 면접 후 인사 담당자가 전해 준 질문의 의도와 평가)

Q. 코트라 최인영 과장: 가상 면접이지만 공지가 면접자들에게 전달된 지 3주 가량 지났다. 원하는 지원 기업이 아닐 수도 있지만 코트라에 대해서는 알고 왔나. 코트라는 어떤 기관인가.

A. 한명희: 준정부기관으로 해외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간단한 질문이었지만 지원자가 얼마만큼 이번 면접에 대한 준비를 했는지 확인하는 질문이다. 물론 면접자 대부분이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하겠지만 가상 면접인만큼 평소 준비성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한씨는 정답을 말했지만 코트라의 사업 중 하나를 예로 간단하게 제시했다면 면접관의 마음을 더 사로잡을 수 있었다.

Q. 한미 마크 윤 부행장: 강원씨는 만약 아버지가 피자가게를 물려 주면 무엇을 먼저 시작하겠는가.

A. 강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단결이다. 팀워크가 부족하면 무슨 일이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두 번째는 음식에 대한 차별화된 맛을 내기 위한 노력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케팅이다. 우리 가게의 피자가 얼마나 맛있는지 또 독특한지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순발력이 돋보였던 답이다.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정확하게 세 단계로 나눠서 대답을 잘 정리했다.

Q. 한미 그레그 김 부행장: 박재준씨 USC 교수가 본인의 단점을 뭐라고 보고 있을 것 같은가. 단점이 있다면 어떻게 보강을 했거나 할 수 있는가.

A. 박재준: 사람들과 의기투합하는 걸 좋아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너무 수용하는 편이다. 한번은 마케팅 리서치 회사에서 인턴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너무 여러 가지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다른 팀에 비해 나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 후 이를 극복해 나갔다. 다음 인턴십에서의 프로젝트는 우선순위를 확실하게 정했다. 고객이 원하는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이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했다. 대신 다른 팀원들에게는 이 기준을 바탕으로 이해를 구했다. 지금은 무슨 일이든지 우선순위를 두고 시작하는 편이다.

▶면접관들은 전문성을 요하는 질문 이전에 우선적으로 지원자가 자신에 대해 설명할 줄 아는지 파악하고자 한다. 특히 자신의 적성이나 목표 또는 단점이나 장점에 대해서도 평소 깊이 있게 생각해 둬야 면접관들의 질문에 즉각 답변할 수 있다.

Q. CJ 조성현 스페셜리스트: 강원씨 코잡스와 PTX 컨설팅회사의 설립자라고 했는데 어떻게 운영되고 학생들의 취업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 수익도 발생하나.

A. 강원: 20대에 공부만 하기에는 아까운 시간이라는 생각에 무언가 건설적인 활동을 하고자 코잡스를 만들게 됐다. 말 그대로 취업정보를 공유하고 지원하는 동아리로 개인이 혼자 얻는 정보보다는 함께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학생 동아리로 머물러 있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관련 기업들과 접촉한 끝에 헤드헌팅회사가 코잡스에 정보와 지원을 하겠다고 해 공존하게 됐다. 헤드헌팅 회사는 수입을 창출해야 하고 우리 쪽은 클럽을 원활하게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공존이 가능했다.

▶강원씨는 코잡스 창립자이자 회장으로서의 역할과 활동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외에도 실제 활동이나 계획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해 리더로서 추진력과 전략적인 면을 동시에 보여줬다. 공부를 잘했느냐 보다는 그 외적인 활동에도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Q. CJ 정훈구 팀장: CJ는 정직, 열정, 창의라는 세 가지에 가치를 크게 두고 있다. 관심 있어 하는 직무나 기업에 있어서 정직은 어떤 것인가.

A. 한명희: 개인적인 이야기로 고등학교 때 정직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작은 과제였지만 정직하지 못했던 행동으로 해당 교사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또 그 일로 인해 다른 교사들로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하는 등 도미노 현상이 나타났다. 이를 회복하는 데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이는 개인의 이야기지만 회사의 일이라면 더 큰 폐해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 기업 입장에서 소비자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으면 원점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으로 본다.

▶개념적이기보다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답을 원하는 면접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답변이다. 그런 면에서 이 대답은 가장 좋은 답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면접, 영어냐 한국어냐

이번 가상 면접은 한국어로 치러졌지만 실제 면접에서 상당 부분이 영어로 진행된다. 세 기업(기관) 모두 유창한 한국어와 영어 실력을 요구했다. 한미은행은 면접이 대부분 영어로 이루어지며 한국어가 부족한 한인 2세들은 반대로 한국어로 면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한국어와 영어 면접을 함께 진행하며 한글 문서를 많이 접해야 하기 때문에 구두 면접 후 영어 번역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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